가만히 생각해 보면 '동기'만큼 중요한 게 없는 것 같다. 내적 동기든, 외적 동기든 동기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고,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런 까닭에 자신의 행동이 어떤 동기에서 출발했는지, 어떤 동기를 먹으면서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지를 알아내는 작업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작업이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 까닭에 수시로 질문이 생겨났다. 어느 지점에서, 어느 순간에서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의 동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어떤 동기가 작용하여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조절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걸까? 어떤 동기가 본래의 목적을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의 역할을 하게 하는 걸까?
내가 찾아낸, 내 행동에 숨겨진 동기는 '인정욕구'였다. 열등감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나는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고, 인정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신뢰감을 가지는 스타일이었다. 인정할 만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행동에서 나의 방향을 점검하고 있었다. 특히 말이 아니라 행동, 글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나는 인정했고,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나의 인정욕구는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바로는 열등감이다. 나는 일정 기간 침체 기간을 보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결단력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열등감은 나의 상황이나 감정 상태에 대해 항상 이유를 만들어주었고, 그런 주변 환경을 원망했다. 순간적으로 생겨난 장애물임에도 마치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결정난 것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런 열등감은 누구에게나 생겨날 수 있는 감정이며, 다만 그 이후의 행동이 다르다는 것을.
적어도 내가 인정한 사람들, 신뢰감을 가지게 만든 사람들은 달랐다. 그들은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능숙했다. 그리고 허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허들을 향해 일단 달려가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니까 내가 하지 못할 이유를 찾는 동안, 유지해야 할 명목을 스스로 찾아냈고, 허들 앞에서 좌절모드에 빠지지 않도록,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모습이었다. 그 깨달음 이후, 나는 방향을 재정비했다.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자".
"열등감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정면에서 마주하자".
내 행동의 동기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사실 많은 부분이 쉬워졌다. 그때부터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찾아드는 감정의 변화와 상관없이 상황이나 조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쉬워졌다. 그러면서 내가 나아가고 싶은 모습을 그리고, 내가 신뢰감을 가지고 지켜본 이들의 삶을 떠올리며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일이 줄어들었다. 사실 동기부여라는 표현을 쓰지만, 결코 쉬운 말이 아니다. 동기부여에 이르까지의 과정이 다르고, 동기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욕구와 욕망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기는 서사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개인의 고유한 특성이 반영된 세계관이나 인생관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동기를 판별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동기를 가지고 있으며,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아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동기와 삶은 상호작용 관계를 알아차리는 것, 어쩌면 그 지점이 개별성의 출발점이 아닐까.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