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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by 윤슬작가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안 할 자유”


너무 익숙하고 유명한 카피를 만든 최인아 책방대표. 그녀는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수많은 ‘최초’의 수식을 가진 그녀는 1998년 칸 국제광고제 심사위원이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2012년 광고쟁이를 그만두고 자발적 퇴사한다. 그러고는 학생으로 돌아가 공부를 했고, 아직 세상에 쓰임이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망으로 2016년 강남에 ‘최인아책방’을 열었다.


최인아 책방, 몇 년 전 서울에 다녀올 길이 있어 갔다가 잠시 들린 곳이다. 빌딩사이에 보물찾기를 하듯 찾아간 최인아 책방, 그곳에서는 북토크, 클래식 공연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책방이라기보다는 문화공간이었고, 인문학의 향기를 가득 품은 광장처럼 느껴졌다.


일에서 높은 커리어를 쌓은 그녀.

자발적 퇴사, 그리고 책방.

그녀는 무엇을 발견했고, 무엇을 붙잡고 싶었던 것일까.

궁금함이 컸었는데, 이번에 그녀의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갈증이 해소되었고, 배움이 컸다.


갑자기 벼락부자가 되고, 일을 전혀 할 필요가 없고, 하루 종일 빈둥거려도 된다고 하면, 우리는 행복할까. 정말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행복할까? 과연 일이란 무엇일까? 평소 자신이 품고 있던 질문을 마주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 한 그녀, 왜 그렇게 일했는지, 어떻게 일을 해냈는지를 자문하면서 일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녀는 깨닫게 된다. 결국 인간에게 주어진 유한한 자원이 ‘시간’밖에 없으면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만큼은 ‘열심’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 마음이 한 줄로 옮겨진 것이 바로 저 문장이다.


“애쓰고 애쓴 건 사라지지 않는다”

“모두 내 안에 남아있다”


돌보지 않은 몸에 대한 청구서만 날아오는 게 아니라, 일하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일에 정성을 다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서도 계산서가 날아온다는 그녀, 그저 ‘잘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잘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그녀. 그저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나의 재능, 취향, 선호를 어떻게 썼을 때 자신의 성장과 더불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평생 고민해야 한다는 그녀의 가르침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녀의 가르침이 내 마음에 불씨를 지펴준다. 나의 동력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고, 내가 기호가 무엇이며, 취향이 무엇인지 살펴보게 만든다. 일어서게 하고, 걷게 하고, 나아가게 한다. 궁극적으로 ‘성실한 태도’를 지니는 방향으로 서게 한다. 참으로 고마운 시간이었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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