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마음 공부.
‘마음’과 관련된 배움에 있어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알아차리기’이다. 내 마음안에서 일어나는 일, 마음안에서 들려오는 소리, 마음 안에서 생겨나는 감정.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치료의 출발이자, 예방인 까닭일 것이다.
숲속의 소박한 명상가인 저자 마이클 싱어의 <상처받지 않은 영혼>도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알아차리기’
‘알아차린 후 놓아 보내기’
“무엇보다 너 자신에게 진실하라. 그러면 낮이 가면 절로 밤이 오듯이, 너는 누구에게도 거짓될 수가 없을 테니까.”
책의 들어가는 글에 소개된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문장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자신에게 정직하기보다 차라리 바람을 붙드는 편이 더 쉽다면서 ‘자아’라는 개념이 생각보다 복잡하다고 얘기한다. 이드, 에고, 슈퍼에고로 구분하지만,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이 ‘나’일 수도 있고, 모든 것이 ‘나’가 아닐 수도 있는 셈이다. 그 연장선에서 본다면 <상처받지 않은 영혼>은 ‘자아를 탐색하는 여행서’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상처받지 않은 영혼>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장은 ‘잠든 의식 일깨우기’로 시작한다. 그러니까 스스로 ‘무엇을 한다’, 혹은 ‘어떤 것을 느낀다’를 자각하기도 전에 ‘이렇게,’ ‘저렇게’라고 떠들어대는 수다쟁이가 내면에 있음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수다쟁이는 생각은 습관적으로, 감정은 익숙한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에너지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한다. 그러므로 수다쟁이의 목소리에 현혹되지 않고, 그 상황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거듭거듭 강조한다.
“어떻게 하면 내면의 수다쟁이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상황을 알아차리고, 놓아 보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마이클 싱어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내버려 두세요. 삶이 더 잘 알아요”라고. 이는 어느 한쪽으로 에너지를 쏟아붓지 말라는 것이다.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한 곳으로 모으지 않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지켜보기만 해도, 상황이 해결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에게 일어난 삶을 경험하는 자’가 되면 충분하지, ‘내가 원하는 삶이 펼쳐져야 한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상처받지 않은 영혼 >
마이클 싱어의 가르침을 몇 가지로 정리해본다.
1. 생각과 감정은 ‘나’가 아니다!
2. 생각과 감정을 ‘나’와 분리해야 한다!
3. 화가 난다고 반응하지 말고, 상황을 인지하고 이유를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4. 열린 마음으로 상황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5. 인생을 산다는 것은 순간을 경험하고, 그 다음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다.
6. 삶에 내맡겨야 한다. 에너지의 흐름을 막지 않아야 한다.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나에게 일어난 삶을 경험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다양한 경험이 나를 통과해서 지나갈 수 있도록 에너지가 한쪽으로만 쏟아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상처받지 않은 영혼>은 내 삶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게 만들어 주었고, 가끔은 심오한 생각이나 주제를 만나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방향을 잃고 길을 헤맬 때 어떻게 하면 중심을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 큰 도움을 받았다. 어쩌면 누군가는 ‘유레카’를 외칠 지도 모르겠다. ‘영혼 사용 설명서’라는 표현이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는 책이었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