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해보셨습니까?”
우연히 보게 된 광고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허위광고나 지나치게 포장되어 전달되는 광고를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는데, 평소 글쓰기 수업을 할 때 인용하는 말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팩트 체크, 그거 독후감 쓰기에서만 필요하지 않나요?”
언젠가 수업을 하던 중 비슷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독후감 쓰기에 관한 수업이었는데, 불확실한 내용이라면 정확한 사실을 파악한 후 글로 옮겨야 한다는 뜻으로, 만약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을 때는 활용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하던 중이었다. 그 연장선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에세이, 생활 글쓰기에도 팩트 체크라는 게 필요해요?”
여러 의견이 나올 것 같은데, 나는 에세이, 생활 글쓰기에도 팩트 체크, 그러니까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에세이, 생활 글쓰기는 감정을 건드리고, 생각을 두드리는 행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통 분모가 있어야 한다. 즉, 감정과 의견을 공유하기 위한 ‘기반이 되는 어떤 것’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신뢰감을 줄 수 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이나 의견에 정당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툭 튀어나온, 경위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이해도 되지 않을뿐더러, 사실을 바탕으로 한 설득이 아니라 주장에 의한 강요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감정이나 의견을 전달한다고 할 때, 출처나 근거를 밝혀주어 감정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먼저 사실 확인 절차가 필요하고, 조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보는 일기, 나만의 글이 아니라면 누군가(독자와 같은)와의 소통에 목적을 두고 있다. 단순화하면 ‘그럴 수 있겠다’라는 지점에 오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아도 몇 번은 그곳에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독자는 똑똑하다. 진정성 있게 쓴 글인지,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인지, 신뢰감을 얻기 위해 애쓴 글인지 금방 알아본다. 독자가 해야 할 노력이 있고, 글을 쓰는 사람이 해야 할 노력이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글을 쓰겠다는 마음가짐이 첫 번째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멋지고, 아름답게는 한참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from. 윤슬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