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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구를 활용해 글을 써보자

by 윤슬작가

글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싶다면, 외부 데이터나 인용구를 활용해 보자. 외부 데이터라고 하면 연구 결과, 논문 자료도 해당될 것이고, 기관이나 단체에서 발표하는 공식적인 문서도 될 것이다. 또는 리서치 기관에서 소개하는 시장조사 자료나 독자, 고객의 반응을 정리한 것도 신뢰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게 출처를 밝힌 외부 데이터나 인용구가 있으면 독자는 글을 읽기도 전에 마음의 빗장을 열게 된다. 그러니까 앞으로 전개될 흐름에 대해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유도하는 것이다.


외부 데이터라고 해도, 아무래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게 '책 속의 인용구'인 것 같다.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인용구는 글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여러 문장, 혹은 한 문단에 걸쳐 덧붙여야 하는 것을 한꺼번에 해결해 준다. 그런 까닭에는 예전에 책을 읽다가 멋진 문장이나 인용구나 나오면, 훗날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인덱스 파일에 구분하여 정리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 활용했다. 나중에는 그렇게 옮겨 쓰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했는지, 엑셀파일에 시트별로 구분해놓고 정리했다. 이 부분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책을 하나씩, 하나씩 엑셀 시트를 생성하여 정리했는데, 뒤에는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아 키워드별로 시트를 만들어놓고 꼭 필요한 것만 저장했던 기억이 난다.


글을 쓸 때, 처음부터 어떤 인용구를 써야지, 찾아보고 시작하지는 않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글을 쓰는 방식은 비슷하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일단 그대로 옮긴다. 이것저것 불필요한 것들이 따라오기도 하지만, 우선 생각의 흐름대로 옮기고, 후에 간격을 두고 고쳐나간다. 그래서 생각의 흐름에 저절로 끌려 나온 인용구도 있지만, 글을 고쳐나가다가 '아, 그 문장이 있으면 훨씬 더 신뢰감을 높일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으로 정리해놓은 노트나 엑셀 시트를 활용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 주제의 내용이 담겨있는 것, 동일한 방향성이 느껴지는 것, 내가 느낀 감정을 독자들이 더 잘 공감할 수 있게 효과적으로 표현한 것, 이렇게 표현하면 참 좋겠다고 구분해둔 것을 찾았다.


독자와 소통력을 높이기 위해 인용구를 활용하는 것은 제법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간혹 그런 경우의 글도 보았다. 절반 가까이 인용구로 채워진 글, 어느 책의 좋은 문장을 잔뜩 소개한 글이었는데, 솔직히 아쉬운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스토리가 사라진 느낌이었다. 마치 사람이 사라지고, 기계가 좋은 말을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느낌이었다. 맥락에 방해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몸을 푹 담그고 싶다는 느낌이 아니라 서둘러 다른 페이지로 넘기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일었다.


그러므로 인용구를 활용할 때는 어느 정도의 분량을 할애할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워보자.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표현 그대로 '적절한 활용'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자. 인용구를 적절히 활용하여 글에 깊이를 더하고, 독자로 하여금 읽는 재미를 경험하게 만들어보자. 찾아낸 인용구가 글의 흐름과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글 속에 녹아들 수 있다면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날개가 되어, 독자를 내가 원하는 지점으로 데려올 것이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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