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말하는 것 vs 말을 잘하는 것

by 윤슬작가

“말을 참 예쁘게 해요”

“당신은 말을 참 잘해요”


언뜻 바라보면 비슷한 의미인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우선 말을 예쁘게 한다는 것은 말이 마치 하나의 작품을 마주한 느낌을 준다. 멋진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느껴지는 자극, 반응, 감동이 어우러져 말에 대한 믿음, 상대에 대한 믿음을 경험하게 만든다. 반면 말을 잘하는 것은 조금 다른 방향이다. 의사소통 능력이 탁월하다고 표현할 것 같은데,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조리 있게 내용을 잘 전달했다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하나의 프로젝트를 잘 설명한 인상이다.


그렇다면 예쁘게 말하는 게 좋을까, 말을 잘하는 게 좋을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식이 가장 좋을 것 같은데, 예쁘게 말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다만 예쁘게 말한다는 것이 ‘애매한 상황’을 연출할 수는 있다. 똑같은 작품을 감상해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해석이나 의미를 만드는 것처럼 ‘그저 예쁘게’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예쁘게’도 일차적으로 소통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사실을 명확하게 전달하여 이해를 높이는 일에는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물론 말을 잘하는 것에도 한계는 있다. 명확하고 정확한 전달을 통해 상대방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성공할 수 있지만, 감정적인 부분은 별개이다.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말을 잘하면 좋겠지만,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천하무적 장사를 마주한 느낌을 주거나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루해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그러므로 말을 잘하는 것에 ‘감동’이 더해진다면 이보다 더 멋진 소통은 없을 것이다.


관계를 맺는 일에 있어 ‘어떻게 말하느냐’는 아주 중요한 질문이다. 이왕이면 예쁘게 말하면서, 말을 잘하는 사람이면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노력해 보자. 무엇보다 내가 어떻게 말하는 사람인지부터 먼저 살펴보자. 예쁘게 말하는 사람인지, 말을 잘하는 사람인지, 말을 시키면 손사래를 치는 사람인지 말이다. 그런 다음,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자. 그렇게 하면 당장은 어렵겠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말에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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