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을 바꿨다

by 윤슬작가

새로운 공간을 옮기고 몇 년이 흘렀다. 그런데 얼마 전 간판을 새롭게 했다. 업종이 바뀐 것도 아니고, 새로운 일이 추가되는 것도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아쉬운 마음이 계속 생겨났고, 대놓고 ‘완벽한 선택이야’까지는 아니어도, 뭔가가 머리끝에서 자꾸 흩날렸다. 그러다가 결국 8월 초 간판을 바꿨다.


간판을 새롭게 하고 나니, 희한하게 머리끝에서 자꾸 흩날리던 것이 사라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헐레벌떡 달려갈 일이 줄어들었고 이렇게 나아가면 뭔가 만족스러운 일이 생겨날 것 같은 기분이다. 해보고 싶은 것을 하나씩 해내면서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 앞으로도 추구하는 방향을 향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겨난다.


그리고 한가지, 핵심은 ‘변화’라는 것이다. 생각 주간을 거치는 동안 작가, 강사, 출판사 업무에 대한 판을 새롭게 정비했다. 그동안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으면서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과정적으로 깨달음과 성찰을 가져다준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 사건이 아니라 경험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하여간 그 덕분에 잘하지 못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물론 다짐을 굳혔다고 해서 딱딱한 사람으로 살아갈 생각은 없다. 여전히 말랑말랑한 사람, 유연한 사람으로 살겠다는 큰 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변화가 필요하면 변화를 모색하면서 나아갈 생각이다. 물론 선물처럼 두려움과 불안을 안게 되겠지만 말이다.


이번에 간판을 바꾸기로 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 완전히 바뀌는 것도 아닌데 의미 있는 선택일까, 고민이 많았다. 마치 길을 잃은 사람처럼 앞으로 두어 발짝 나갔다가 물러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끝내 선택을 했고 행동으로 옮겼다. 내 삶을 걱정하고 염려하기보다 믿어주고, 용기를 심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예전 간판이 내려지고 새로운 간판이 올라가고 점검을 위해 간판에 불이 켜졌을 때, 혼자 속삭였던 것 같다. ‘지금처럼 해 보고 싶은 것을 하나씩 해보면서 나아가는 것이 나다움이 아닐까’라고.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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