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읽었을 때에는 한 사람의 친구와 알게 되고, 두 번째 읽을 때에는 옛 친구를 만난다"
독서와 관련한 중국 속담 중의 하나이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 그 책이 뭐였더라?"라면서 책장을 서성거릴 때가 있다. 많은 책이 들어오고 나가는 동안 끝내 살아남은 책들. 분명 남아 있을 턴데라는 마음으로 찾는데, 책을 찾았을 때의 기분은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다. 마치 보물 찾기에 성공한 기분이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몇 년 전에 우연한 기회에 소개받아 읽은 책이었는데,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굉장히 혁신적인 사람이라는 생각과 함께, 평소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일었기 때문이다.
팀 페리스의 『나는 4시간만 일한다』
'4시간만 일한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 관심을 끌면서도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기분을 지우기 어려웠다. 어느 정도 '양'을 채웠을 때, 임계치를 채웠을 때 비로소 '질'적인 변화가 생긴다고 얘기하는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 보였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8시간, 때로는 그 이상의 성실함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강한 반격처럼 다가왔다. 그래서 어쩌면 새롭게 읽으려고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적게 일하고, 원하는 것을 쉽게 얻는 삶을 이야기한다는 '방법론'에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저자가 얘기하는 것들이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았고, 명확한 목표도 없이 '어떻게 되겠지'라는 전개는 아니었기에 다음에 만나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7월 생각주간을 거치는 과정에서 이 책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두 번째 만남, 옛 친구와의 만남은 유쾌하고, 즐거웠다. 오래전의 기억이 모두 사라진 것처럼 처음 만난 것 같았다. 돈을 많이 버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조금 더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도 목표가 아니었다. '누가 이렇게 해주었으면...'이라고 말할 것도 아니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행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었고, 새로운 결정이 필요하다는 토론의 시간이었다.
"흥미와 에너지는 주기적으로 온다"
"당신은 1년 전보다, 한 달 전보다, 일주일 전보다 더 잘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의 사정도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다."
"업무에서 쓸데없는 일들을 솎아내고
시간적 자유를 얻으려면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과도하지 않도록 제한해야 한다"
"중요하지 않은 일을 잘한다고 해서 그 일이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다.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일이라고 해서 그 일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돈 때문에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닌 것이다.
더 잘 사는 것,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끝내지 않는 기술을 연습하라.
몇 가지 일에 대해서는 우수하다 싶은 정도까지 집중하고,
나머지 것에 대해서는 충분하다 싶을 정도만 집중하라.
완벽함은 훌륭한 이상이고 방향이지만, 불가능한 목표임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에게 어떤 일이 중요하고,
'결국'에는 그 일을 원한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라.
단 중간에 방향을 수정하도록!"
- 팀 페리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중에서
예전에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을 다시 읽기도 하고, 새롭게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날, 나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4시간만 일해야지"라고. 무작정 4시간만 일하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적어도 출판사 업무와 관련해서만 그렇게 하기로 했다. 시간이 더 많다고, 혹은 돈이 더 많다고 해서 선택할 것이 달라지거나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집중력을 발휘해서 직접 해결할 것은 해결하고, 불필요한 것 또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제거하기로 했다. 아웃소싱을 해야 할 것은 아웃소싱을 하고, 불필요하게 개입하는 일은 줄여나가기로 했다. 그렇게 몇 가지를 정리하고 나니, 출판사 대표로 활동하는 시간은 4시간이면 충분해 보였다. 물론 이 시간 안에는 작가 활동, 강사로서 자료 준비를 하거나 연구 시간은 포함하지 않았다. '일을 하는 것인지 즐기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라고 정의 내던 것처럼 애초에 '일'이라고 바라보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앞으로 얼마 동안 출판사 일을 하고, 또 어떤 다른 일을 하게 될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에 『나는 4시간만 일한다』를 다시 읽으면서 얻은 몇 가지 개념은 여러모로 쓰임이 있을 거 같다. '오래', '많이'가 아니라 '정의 내리기',' 선택하기',''결정하기','자동화하기'가 출판사 일을 하든, 다른 일을 하든 추구하는 것을 더 명확하게 하고, 집중력 있게 들여다보는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 같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