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리퀴드폴리탄에 관심을 두어야 할까? 도시가 유연해져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등장할 수 있고 지역이 다양성은 한 사회의 ‘창의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식산업으로 산업의 구조가 바뀌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충전받을 수 있는 문화적 자본이 중요해졌다. 전 세계의 많은 스타트업이나 IT 기업들이 도시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결국 우리가 지향해야 할 도시의 방향성은 “이 도시가 얼마나 근사한 것을 보여주고 있는가”보다는 “이 도시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로 도시를 정의하는 일이다.
- <트렌드 코리아 2024> 중에서
사회 분야 도서를 읽어도 인문학적으로 다가오고, 경제 분야 도서를 읽어도 인문학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가 아닐까. 도시가 행정적으로 구분되는, 멈춰진 공간적인 접근이 아니라 다양한 정체성이 공존하는 개성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글이 내게 “어떤 멋진 모습으로 보이느냐”보다 “어떤 멋진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질문으로 다가왔으니 말이다.
보이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 무엇이 다를까. 우선 주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보이는 것이 제3 자에게 권한을 넘긴 거라면, 살아가는 것은 내 몫으로 끌어안은 모습이다. 이는 결과와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엄연하게 구분된다. 보이는 것은 의지, 노력과 상관없이 결과적인 부분이 강하고, 살아가는 것은 외적 요소보다는 내적 요소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감정적인 부분도 다르지 않다. 보이는 것은 외부에서 들어온 것, 예를 들어 평가 또는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좌지우지되기 쉽다면 살아가는 것은 출발점이 다르다. 안에서 나오는 것, 스스로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로 승패를 결정한다. 그러니까 크게 바라보면 어디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몇 년 전 필라테스를 시작할 때도 그랬지만 헬스를 다시 시작한 요즘도 다르지 않다. 운동을 시작했다고 얘기하면 주변에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다.
“살 빼려고 시작하셨어요?”
물론 예전에는 정말 살을 빼고 싶어, 날씬해 보이고 싶어 운동했던 것도 사실이다. 살을 조금 더 빼서 날씬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살을 빼겠다는 것과 날씬해 보이고 싶다는 것은 좋은 목표가 될 수 없었다.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과정적으로 매일 좋은 일에 관여하고 있다는,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는 일에 보탬이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힘든 것, 어려운 것을 억지로 이어 나간다는 마음이 강했다. 날씬해 보이고 싶다면 더욱 열심히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부담만 되었다. 당연히 지속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반면 요즘은 다르다. 몇 년 동안 이어오던 필라테스를 끝내고, 얼마 전부터 다시 헬스장을 찾기 시작했다. 헬스장을 찾은 게 얼마 만인지. 족히 십 년은 넘긴 것 같다. 그동안 근육 운동을 하지 않았던 까닭인지, 첫날 운동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흔들거렸다. 그런데도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의 그 기분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몸무게가 내려간 것은 하나도 없는데, 날씬한 몸매가 된 것도 아닌데, 건강에 관여하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몸 안의 세포가 신경을 건드려, 사방팔방으로 몸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자각이 싫지 않았다. 그러면서 생각했던 것 같다. 결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과가 과정이며, 과정이 결과인 방식으로 몸을 움직여야겠다고. 아마 그 영향이 컸던 것 같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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