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라고 하면 음악, 미술과 같은 활동을 떠올리기 쉽다. 형태가 있는 것을 제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문학작품도 역시 예술에 해당한다. 특히 꼭 책을 완성해야만 문학작품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책으로 완성하는 것과 별개로 글쓰기도 분명 예술이다.
보통 예술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끝나는 경우보다는 반복적인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주 천재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런 측면에서 글쓰기도 똑같은 배경을 가지고 있다. 아는 단어를 나열하고, 자기의 생각,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를 소개하고, 필요하다면 나를 포함한, 어느 한 세계를 깨뜨리기도 한다. 그러니까 창조라고 할 만한 일을 하얀 종이 위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그려낸다.
그것만이 아니다. 예술가가 다양한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하여 아름다움을 추구하거나 쾌감을 선물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사람도 다양한 단어를 풍성하게 펼쳐놓는 것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단 하나의 주제, 단 하나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이 지루함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자연에 인위적인 요소를 더하고, 관념에 행위를 동반하는 방식에 신선함을 더한다.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예술은 현실성이 떨어질수록 좋은 것이며, 상상력을 바탕으로 무한히 뻗어 나갈 수 있어야 좋은 것이라고. 하지만 그 말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것과 동의어는 아니라고 했다. 예술은 현실을 제 마음대로 해석하고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돕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현실의 어느 단면을 보여주는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속으로 다시 한번 ‘역시 글쓰기는 예술이야’라고 생각했다. 개인의 경험, 감정을 쓰는 동안 제 마음대로 살아가기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어느 단면,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언어도 다르지만, 제안이라면 제안이고, 상호작용이라면 상호작용인 셈이었다.
글쓰기는 예술이다. 고유하고 개성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매일 예술작품을 만드는 행위이며, 매일 나의 삶에 아름다움을 더한다는 의미이다. 내 마음대로 살아가겠다는 것보다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여 다양한 세계관을 인정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 같은 것이다. 예술가가 되는, 어쩌면 가장 쉬운 방법을 종이 위에 단 한 줄이라고 완성하는 거라고 얘기하면, 지나친 억지가 될까.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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