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어렵다는 사람들에게

by 윤슬작가

글쓰기 수업을 하든, 책 쓰기 과정이든, 팀원들이 글을 쓰는 동안 나 역시 자판을 두드린다. 간결함을 위한 수정 작업이든, 가장 안쪽의 날 것을 드러내는 작업을 자유롭게 진행한다. 극복해야 할 게 있다면 극복하고, 깨달아야 할 게 있다면 목적지에 도착해보겠다는 마음으로, 깎아내야 할 것이 있다면 최대한 깎아내고, 깎여나간 게 있다면 생명을 살려보겠다는 마음으로 모니터를 마주한다.


약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순식간에 일어난다. 몸이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습관이 생겨서인지 혼자 있든, 누군가와 함께 있든 분위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글쓰기를 갓 시작했거나 글을 쓰고 싶은 마음과 별개로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사람들의 얘기는 달랐다. 혼자 글쓰기를 하는 것보다 함께 글을 쓰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고 큰 힘이 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생각났던 것 같다. 오래전,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는 사실을.


지금은 ‘습관이 생겨서인지’라는 말로 약간의 자신감을 내보이지만, 그때는 아니었다. 단 한 명이라도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어 어떤 형태의 그릇인지를 떠나 자기의 삶을 투영한 단어를 그릇에 담아 나누고 싶었다. 첫 책의 에필로그를 완성한 사람처럼, 첫 번째 장을 덮고 두 번째 장을 시작해도 된다는 메시지도 공유하고 싶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마음이 글쓰기 수업을 부추겼고, 책 쓰기 수업을 이어진 것 같기도 하다.


함께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근사한 일이다. 동지가 있다는 것, 그러니까 내가 겪는 기쁨, 고통, 어려움, 희망을 공유할 수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힘이 난다. 생각을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기만 했는데 텅 비어 있던 공간에 무언가 조금씩 차오르는 느낌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진심 어린 피드백과 서로의 성장을 격려하는 모습 속에서 비록 오답으로 보일지 몰라도, ‘나의 길을 향해 나아가겠다’마저 자신감까지 선물 받는다. 흔한 표현으로, 잃어버린 재능을 발견하는 장면도 여러 번 목격되었다.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거침없이 나아가지는 못하지만, 고양이 걸음이라도 경계를 넘어보고 싶다면, 함께 글을 쓸 동무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글쓰기 모임에 참여해도 좋고, 아니면 아예 모임을 만들어봐도 좋다. 인디언 속담처럼, 정말 함께하면 멀리 갈 수 있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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