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여행에서 가끔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 우리를 내려놓곤 합니다. 무엇보다 희한한 게 크기도 그리 크지 않아 약간 만만하게 바라볼 때가 생겨납니다. 그러다가 예상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후에는 두려움이 생겨납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거였어.’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벌어진 셈입니다.
저도 몇 차례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더라도 출판사를 운영하기에 나름 철저하게 준비한 것 같은데 예상을 벗어난 일을 자주 만났습니다. 원고 기획에서부터 보도자료를 만들고, 디자인 작업을 완성하는 과정, 나아가 행사 또는 이벤트, 서포터즈 활동을 이어오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혼자 힘으로 해내기엔 버거운 느낌이 들면서도 ‘이건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잘해보고 싶어’라는 마음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 것도 있지만, 혼자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닙니다. 저를 도와준 사람들, 제가 잘해 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을 보태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흔들림으로 휘청거릴 때 따듯한 손길을 건네준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도움을 잘 받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도움이 필요해요’,‘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부끄러워하기만 해서는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 같아 조금 더 솔직해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실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로 말입니다. 그때부터 모든 것이 수월해졌고, 결과는 더욱 반짝거렸습니다.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 도움을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다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저는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아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런 모습을 두고 삶이 아름답다고 얘기하는 게 아닐까요?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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