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둘째의 고등학교 배정일이었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1지망으로 선택한 학교에 배정받기를 바랐습니다. 집이 가깝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워낙 경쟁률이 높아 2지망으로 선택한 학교에 가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지망으로 배정받았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아이가 원했던 학교로 배정받은 셈입니다.
작년 가을,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다니면 어떠냐고 몇 번 얘기를 해보았지만, 둘째는 확고했습니다. 자신의 노력이 부정당하는 느낌을 가지면서 공부하고 싶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오로지 집에서 멀다는 이유로 막아서기엔 한계가 있어 보였습니다. 여러 번의 설득과 고민 끝에, 우리는 둘째가 원하는 학교로의 선택을 인정해 주기로 했습니다. 인정보다는 존중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일이, 그리고 어제 배정의 결과가 저에게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중요한 선택과 방향을 제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그런 부모, 그런 엄마가 되려고 하지만, 생각하는 것과 행동의 간격은 생각보다 큰 것 같습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면 된다고 가르쳐주면서도, 이왕이면 제가 선택한 길을 선택했으면 하는 생각이 생겨나거든요. 왜 가장 먼 길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라고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이가 원하는 학교로의 배정받았다는 이야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도 사실입니다. 원치 않는 방식이 아니라 적어도 스스로 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멀리 다니며 겪을 어려움은 없을까?’라는 고민도 생겨납니다.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그러면서 혼잣말로 다짐해 봅니다. 아이에게 괜한 걱정을 안겨주지 말자고,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불필요한 불안을 키우지 말자고, 새로운 세계를 향하는 아이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엄마가 되어보자고.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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