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의 디자인 작업이 한창입니다. 아마 다음 주가 되면 제작에 들어가지 싶은데, 한 권씩 책을 완성할 때마다 새로운 점을 하나씩 새롭게 찍는 기분입니다. 그러면서 여러 감정과 질문이 다시 한번 저를 찾아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찾아오는 질문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을 통해서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출간기획서를 작성할 때부터 그리고 글을 마무리하는 과정 내내 스스로 묻고 답했던 질문인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저는 경험, 에피소드가 하나의 사건이나 기억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당장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삶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하나하나의 경험, 에피소드가 삶의 의미를 담아낸다고 믿습니다. 그렇다 보니 경험주의자를 자처하고, 경험하기를 즐기는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좋은 것, 나쁜 것이라는 판단보다 유의미한지를 떠올려 보탬이 된다는 여겨지면 몸을 움직입니다. 철저하게 ‘동사적’ 삶을 살아가는데요. 그러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몸을 움직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행위 자체가 제 삶에 대한 헌신이고 사랑이라는 것을요.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을 통해 그 시절에는 잘 모르고 지나쳤지만, 그때의 감정과 노력이 배움과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모든 노력이 행복해지는 길을 찾으려는 의지의 발현이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저의 고백을 통해 자신의 삶에 깃들여진 서사를 바라보고, 어떤 맥락으로 이야기가 흐르고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말입니다.
동시에 제 삶의 중심축이기도 하고, 서사의 배경이 되는 글쓰기에 관해 2부에서 다루었습니다. 글쓰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글쓰기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진심인 것이 하나는 있다’였습니다. 지금 당장 어떤 성과나 위치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도, 정성을 쏟는 것을 찾아내고, 고유함을 지켜나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지금껏 글을 쓰고, 책을 하나씩 완성하는 동안 어떻게 하면 저를 더 사랑해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저에게 한 번이라도 기회를 더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제 삶이 가치 있는 삶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연구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도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르는 동안 저와 함께 한 것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누군가에게 스스로 여기에 어떻게 이르렀는지를 살펴보고, 여기에 이르는 동안 함께 한 것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는데 보탬이 될 수 있으면 굉장한 기쁨이 될 것 같습니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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