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달력을 한 장, 또 한 장 넘기다 보니 어느새 11월입니다. 시간이 참 빠르죠. 하지만 ‘빠르다’는 말 뒤에는 언제나 “그만큼 꽉 찼다”라는 뜻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10월을 지나오며 유난히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해결해야 할 일, 마무리해야 할 일,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2025 담다 페스티벌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매번 깨닫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몸이 바쁠수록 마음은 오히려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그 순간에만 발견할 수 있는 표정 하나, 말 한마디, 웃음 하나를 놓치지 않게 되니까요.
지난 토요일, <2025 담다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여러 번 느끼는 일이지만, 책을 만든다는 건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책은 종이 위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 위에서 완성된다는 것을요. 이번 페스티벌의 슬로건은 “신나게, 즐겁게, 나답게”였습니다. 출판사가 흥겨운 장터가 되어 책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주고받으며, 그 교류가 ‘나답게 살아가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 덕분에 행사를 무사히, 그리고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11월의 바쁜 일정 중에도 시간을 내어 찾아와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멀리서 일부러 와주신 분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짬을 내어 참석해 주신 분들, 그리고 따뜻한 눈빛으로 조용히 마음을 보태주신 분들까지. 그 모든 순간이 저에게는 무엇보다 큰 선물이었습니다. 한 사람, 한 장면, 한마디의 인사가 모여 제 삶을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다시 한번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담다출판사의 이름처럼, 저는 언제나 책에 ‘사람’을 담고, 사람 속에 ‘사랑’을 담고 싶습니다. 책이 단지 읽는 도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건네는 ‘매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마음이 글이 되고, 그 글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제가 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이유이자 기쁨입니다.
책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의 연속입니다. 때로는 복잡한 생각이 몰려오고, 두려움이나 불안이 찾아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걸어갈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처럼, 사람처럼, 사랑처럼, 이 11월이 여러분의 기억 속에도 따뜻한 한 장면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from 윤슬 작가
#윤슬작가 #담다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