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다 글방(기록 스튜디오) 오픈했습니다

by 윤슬작가

또 하나의 출발점을 마주한다.

담다 글방, 기록 스튜디오.



또 하나의 출발점을 마주한다. 담다 글방, 기록 스튜디오.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려는 공간인지,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려는 것인지, 스스로 납득이 되는 동시에,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야 했다. ‘담다’라는 단어를 살리면서 기록을 담고, 마음을 담고, 시간을 담는 공간.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다.



늘 그렇지만 어떤 결심이든, 위기의식이 생겨난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이번에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라 조금 더 내밀하게 느꼈던 것 같다. 대략적으로 세 가지 정도였는데, 첫 번째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였다. 독자들이 책을 사지 않는다는 점. 그러니까 출판사에서 도서 판매가 제일 중요한데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 책을 ‘구매하는 사람’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출판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지점이었다. 새로운 접점이 절실했다.



두 번째는 그 연장선에서 발견한 아이러니였다. 책을 사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기록과 글쓰기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글쓰기 강의, 기록 수업, 다이어리, 필사까지. 나다움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 느슨한 연결을 희망하는 태도가 기록과 글쓰기라는 형식으로 모이고 있었다. 결과물로서의 ‘책’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에 앞선 ‘과정’에 더 많은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어쩌면 시대의 흐름이자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측면에서 세 번째는 평소 나의 개인적인 확신, 믿음이 위기인지, 기회인지를 확인하는 것처럼 다가왔다. 기록과 글쓰기에 대해서라면, 적어도 내가 살아온 시간만큼은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다. 하루 이틀의 경험이 아니라, 몇 년, 몇 권의 책, 수많은 시행착오를 지나오며 쌓아온 시간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에 2박 3일로도 부족할 만큼, 그 부분에 대해서라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곰곰이 돌아보면, 이 질문들이 어느 날 한꺼번에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돌다리를 두드리듯 깊이 따져 묻다가, 어떤 순간에는 질문을 뒤로 미뤄두기도 했다. 그러다 다시 돌아와 다른 방식으로 질문을 바꾸기도 했다. 스스로 납득이 되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이제는 안다. 그런 시간이 있어야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 앞에는 늘 두려움이 따른다. 실패에 대한 부담, 경제적인 어려움을 스스로 불러오는 선택이 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불안. 그래서 나는 또다시 나에게 물었다.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까,

시작한 것을 후회할까.


이 일이 5년 뒤에도 의미가 있을까,

아니면 지금만 반짝이는 선택일까.


하지만 여기서의 질문은 이전과는완전히 결이 다른 질문이다. 왜냐하면 이 질문의 끝에는 생각이 아니라 ‘행동’만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혼자 고민하고, 때로는 함께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결심은 결정이 되었고, 결정은 행동으로 옮겨졌다. 그렇게 담다 글방이 탄생했다.



앞으로 이곳에서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담다 글방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기록을 통해 삶에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도 질문을 건네고, 기록을 통해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는 점이다. 대단한 성과를 내는 곳이 아니라, 천천히 쌓아가는 공간. 말보다 글이, 결과보다 과정이 존중받는 곳이기를 희망해 본다. 이번 선택이 내 삶에 어떤 이야기를 남길지는 조금 더 걸어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그 질문의 답을 직접 만나러 가보려 한다. 담다 글방에서, 기록이라는 가장 오래된 방식으로.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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