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에는

by 윤슬작가

모든 유혹을 물리친 후,

엉덩이 힘으로 의자를 밀어 보지만,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에는 ‘~에게’라며 첫 줄을 시작해보자.

부모님이나 가족도 좋다.

친구나 연인이어도 좋다.


떠오르는 단 한 사람을

눈앞으로 데려와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눠보자.


익숙함으로 지나쳤던 날들의 미안함도 전하고,

깊은 배려에 기뻐했던 날들의 고마움도 전해보자.

섬세하고 자상한 시선으로.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 사람이 소중해지고,

잊고 지냈던 그와의 추억이 되살아날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관계를 만드는 일에 쓰이기도 하지만,

관계를 다듬는 일에 쓰이기도 한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

그런 날에는 '새로움'이 아니라

'친숙함'으로 자판을 두드려보자.


written by 윤슬누리




그 사람이 특별해지고, 당신 또한 특별해질 것이다.

그 사람의 삶이 소중해지고, 당신의 삶 또한 소중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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