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0기] 프로덕트 UX/UI 분석하기
우리가 사용하는 서비스들의 사용성을 평가할 때 보통 UX/UI를 묶어서 말하는데 사실은 다른 단어이다.
UI는 User interface의 줄임말로 사용자가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UI는 기기의 화면에 나오는 그래픽 요소들 GUI (Graphic User Interface)를 의미하고 마우스, 키보드, 스피커 등 주변 장치들도 UI에 속하는데 CLI (Command-line Interface) 혹은 CUI(Character User Interface)라고 한다.
그럼 UX는 무엇일까?
UX는 User experience의 줄임말로 사용자 경험을 뜻한다. 하나의 제품,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사용자가
느끼는 모든 경험을 말한다.
그 모든 경험은 사용자의 '아 이거 왜 이렇게 불편해?', ' 오 이 앱은 정말 편하다'라는 감정적 반응부터 '이런 부분이 필요할 것 같아' '이 버튼은 어디 있는 거지?'라는 사고의 과정까지 넓은 경험을 의미한다.
이 모든 과정을 고민하고 설계하는 기획자는 고객의 입장뿐 아니라 제품의 UI/UX가 비즈니스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이 과정을 배워나가기 위해 '넷플릭스'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보통 앱 프로덕트에서는 정적인 이미지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넷플릭스에서는 웹, 앱 서비스 둘 다
인터랙티브 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로그인 후 보이는 첫 화면에서 영화, 시리즈 영상이 랜덤으로 재생되면서 사용자의 눈과 귀를 자극한다. 그리고 스크롤을 내려보면 각 카테고리 별로 영상 리스트가 보이는데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 리스트를 노출시킨다.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사용자는 한눈에 각 영상들의 특징을 인지하게 된다.
그 이미지에 마우스 Hover를 하거나 살짝 터치를 하면 해당 이미지의 소개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돼서 따로 작품 정보를 찾아보지 않아도 영상의 분위기,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한 번 본 영상 콘텐츠와 유사한 종류의 다른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은
1화를 보면 끝 화까지 정주행 해야 하는 나의 성향을 파악한 듯 몰아보기 시리즈를 추천해 준다.
얼마 전에 드라마 '런 온'을 보고 주인공들의 솔직한 대사에 인상 깊어서 '이런 드라마 너무 좋다. 비슷한 작품은 또 없나?' 생각했었는데 넷플릭스는 이런 나의 마음을 알고 바로 비슷한 콘텐츠를 바로 추천해 준다.
여기서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바로 사용자의 공감을 일으키는 카피 한 줄이다.
'런 온'과 비슷한 콘텐츠라는 카피한 줄에서 이미 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느낌을 일깨운다. 사실 이전에 본 영상과 비슷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이지만 저 멘트 한마디로 사용자를 넷플릭스에 빠지도록 만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내가 보고 있는 영상을 삭제할 때 나오는 카피이다.
따로 물어보는 화면이 없이 바로 삭제될 수도 있고, 이유를 묻는다면 이제 안 보려고, 정리하고 싶어서 일 텐데 넷플릭스는 여기에서도 위트를 발휘했다.
영상을 삭제하는 이유를 '그냥 깔끔하게 정리하려고요' , '콘텐츠가 마음에 들긴 하는데 더 볼 것 같지 않아서요' , 그냥 별로라 서보다는' 취향에 안 맞아요'라고 물으면서 이유를 선택하기 어려워하는 사용자를 바로 선택하게 만드는 이 섬세한 카피가 UX를 더 좋게 만든다.
'이 중에 네가 좋아하는 게 하나쯤은 있겠지' 하면서 방대한 양의 영상들을 한 화면에 담았다.
인기 있는 콘텐츠, 신작들을 한눈에 보여주면서 사용자에게 '내가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이렇게 많구나', '넷플릭스는 많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구나'라는 인식을 주고 있다.
넷플릭스를 이용하면서 매번 드는 생각의 루틴은 이렇다.
'영화 보면서 맛있는 거 먹어야겠다' 하면서 넷플릭스를 들어간다. -> '오늘은 뭘 보지?' 하며 영상을 찾는다. -> '음 볼 게 없네? 유튜브나 봐야겠다'ㅋㅋㅋ 왜 매번 이런 과정을 겪는 걸까..?
넷플릭스는 어느 서비스보다 많은 콘텐츠의 양을 자랑한다. 이런데도 볼 게 없다고 하면 이상한 거 아닌가?
넷플릭스를 보려는 사람들은 '여유시간이 생겨 영화나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싶은 사람들'인데 킬링 타임용으로 보기에는 영화, 드라마의 재생 시간이 많이 소모되고, 보고 싶은 영상을 검색해 보니 막상 없다. 또 넷플릭스 콘텐츠들은 왠지 낯설어서 좀 더 내용을 알아봐야 하고 익숙한 걸 찾게 된다. 이런 심리 나만 겪는 건가?
'콘텐츠는 많은데 막상 볼 게 없네'라고 느끼는 현상을 넷플릭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재밌는 콘텐츠를 고르기 위해 예고편을 보다가 시간이 훌쩍 가버리는 현상을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즉, 넷플릭스 증후군이란 영상을 감상하는 시간보다 무엇을 볼지 결정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드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은 UX 심리학 중 힉(Hick)의 법칙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너무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 의사결정을 하는데에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사용자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과 같이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플랫폼을 사용할 때 피로감을 느끼며 결정에 혼란을 겪는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선 추천 알고리즘으로 선택지를 줄여주고, 보다 결정하기 쉬운 기준으로 콘텐츠를 분류해 제시하는 방법이 있다. '한국에서 인기 많은 순위', ' 로맨스 드라마 종류' 등처럼 말이다. 이건 지금도 있는 추천 제시 방법이라서 여기서 좀 더 나의 아이디어를 더해본다면 최신 드라마, 영화 등은 기본적으로 배치하고, 콘텐츠를 추천해줄 때 당시 상황의 니즈를 더 반영할 수 있도록 챗봇으로 콘텐츠 리스트를 추천하거나, 태그 기능을 넣어 카테고리를 최대한 세분화시키면 사용자 스스로 선택의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