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어려운 일투성이다. 숨을 쉬는 것도, 생각을 비우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특히, 한 번에 1,500자를 쓰는 일은 힘든 일이다. 글도 체력이 있어야 쓴다고 하는데, 나는 체력이 없다.
원래 이렇게 다들 사는 게 어려운지. 이맘때 이런 생각이 더 드는 것 같다. 유독 힘든 달이다.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떤 책에서 우울증 환자들의 자살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다. 우울증 환자가 자살을 하는 경우를 분석해 보면,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높고, 또 다소 의아하게도 우울증이 호전될 때 높은 경향이 있다고 한다.
가만 생각해 보면, 너무 우울하면 숨쉬기도 귀찮은데 자살할 여력이 어디 있을까 싶다. 그래서 하도 우울할 때는 몸을 피곤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운동을 하고, 공부를 했다가 게임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밥을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밥은 기분에 따라먹는 게 아니라 그냥 먹는 거라는 말이 내 마음에 박혀있다. 정말 그렇다. 밥을 먹어야 살고, 살아야 또 미래가 있다. 덤으로 사는 인생, 많이 먹고 싸다 가야지 싶다. 덤으로 사는 인생 글도 배설하는 것이라면, 글에는 더더욱 솔직하고 싶다.
몸 안에 없던 것이 똥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글도 마찬가지다. 내 몸 안에 쌓인 것들이 글로 나온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은 글로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어딘가에는 있는 진실인 것이다. 설령 그것이 내 꿈이더라도.
사실, 울면서 글을 쓰는 일을 그만하고 싶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내심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리고, 사랑과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한없이 무너지고 부서지는 내 마음을 파도에 떠나가는 모래 알갱이처럼 보내줄 수밖에 없는 지금을 벗어나고 싶다.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써 내려가는 글은 언제나 나의 불행과 우울에 관한 이야기였고,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늘 고민하고는 한다. 어차피 쓸 거면, 일기장 같은 곳 말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간에 게시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면서 늘 이것이 내 마지막 글이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조금은 더 간절하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 안된다. 솔직하면 용기가 생긴다던데, 솔직한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그런 건가. 글 연습을 조금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스스로 동굴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어디서든 해가 뜬다. 여기에서 다시 뜰 해를 기다리며, 글을 마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