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에 투영한 청춘-'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최애 타오르다'

by 번애프터리딩

덕질도 사랑일까. 그와 관련된, 공개된 모든 자료를 탐독하고 해석한다. 어쩌면 그는 기억도 못할 과거 발언을 알 수도 있다. 아르바이트는 굿즈와 CD를 사기위한 부수적 수단일 뿐이다. 그가 나를 모르고, 알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어른들은 '현실 남자나 보라'고 혀를 찬다.


최근 급부상한 일본 신예작가 우사미 린의 '최애 타오르다'는 아이돌을 둘러싼 팬의 감정에 집중했다. 흔히 '덕질'이라 불리는 팬심에 어른들은 '현실 남자나 보라'고 혀를 찬다. 하지만 대중문화가 보편화된 시대에 가장 흔한 사랑의 단면으로 볼 수 있지 아닐까.


주인공 아카리는 현실 세계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오로지 '최애'에게 몰두한다. 같은 공감대를 가진 타팬들과는 다정한 소통을 하지만, 정작 친구나 가족들과는 어울리지 못한다. 확실한 진로 결정을 요구하는 부모님의 성화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린다.


그러던 어느날 '팬들을 때렸다'는 논란에 휩싸인 최애. 견고하다고 믿었던 '사랑'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결국 무너져 내린다.


덕질이 흔해진 것에 비해, 조명이 덜된 부분을 감안할 때, 트렌디함이 돋보인다. 잘 알지 못했던 '덕질의 세계'를 체험해보는 재미가 컸다.


다만 매끈한 서사를 기대하는 독자들을 겨냥한 소설은 아니다. 현실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주인공의 파편적 심리를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때론 동어반복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청춘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이와이 슌지 감독의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 부분적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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