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TV시리즈 공식을 살펴보니

스타 연출가+에피소드 중심..뉴페이스로 차별성

by 번애프터리딩

햇수로 벌써 4년가까이 넷플릭스에 가입해 오리지널 TV시리즈를 시청하다보니 나름의 반복되는 점이 보인다.


이 패턴은 대부분 구독자가 극장이 아닌 실내에서 시청하는 전제로, 장르적 소재와 구조를 시험하고, 또한 무한 피드백을 거친 결과일 것이다.


기존 TV시리즈물을 사오던 것에서 벗어나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며 안정된 콘텐츠 기획을 패턴화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드라마 기획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금 제작되는 콘텐츠 대부분이 OTT배급을 목표로 진행되는 만큼, 이른바 '넷플릭스 공식'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1.에피소드 중심의 병렬 구조


'잡은 물고기를 놓치지 않는 것'. 시리즈물의 성공 조건이다. 영화가 2시간 남짓의 시간을 요구하는 데 비해 시리즈물은 최소 5시간(50분*6회)을 쏟아야 한다. 클릭 한번에 시청을 시작할 수도, 끌 수도 있는 시대. 잠시라도 지루하면 이탈하는 시청자를 잡아끌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넷플릭스는 중심 에피소드를 뼈대로 삼는다. 회차별로 키워드를 부제로 뽑아 주제 파악을 쉽도록 했다. 덕분에 어느 에피소드부터 시작해도 전체 줄거리를 따라가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일례로 총 9회로 구성된 오징어게임은 6개 게임별로 에피소드를 배치한 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3개 에피소드에 안배했다. 게임의 절정을 이를 때 에피소드를 마무리하고, 다음 회차에 결말을 공개하는 꽤 전통적인 방식으로 긴장감을 이어간다.


마지막 에피소드에 다음 시즌에 대한 실마리(?)를 슬쩍 던지며 기대감을 심어두는 것도 요즘 TV시리즈의 클리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브리저튼'



2.검증된 '스타 연출가'


넷플릭스는 거장을 사랑한다. 이른바 네임드 연출가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다만 대중적 감각을 최우선으로 판단하진 않는다.


데이빗 핀처, 마틴 스콜세지, 노아 바움벡 등 이미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사랑받고, 동시에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거장과 협업해 왔다. 봉준호 감독 역시 일찌감치 '옥자'로 협업하며 국내 시청자들에게 넷플릭스 인지도를 끌어올린 바 있다.


히트한 TV시리즈 대부분도 스타 연출가 손에서 탄생했다. 오징어게임이 히트하기 직전까지 전세계 누적 시청시간 1위를 자랑했던 브리저튼(그레이 아나토미 제작사), 작년 연말 공개돼 역대 시청 가구수 11위에 랭크된 '에밀리, 파리에 가다'(섹스 앤더 시티 제작자)는 물론 올해 공개된 한국 TV시리즈(D.P., 지옥, 오징어게임 등)도 흥행파워를 인정받은 연출가가 맡았다.


상대적으로 신인 연출가를 기용하는 횟수는 적은 편이다. 아마 최소한의 연출 완성도를 담보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D.P.를 발판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구교환


3.과감한 배우 활용


스타 연출가로 보증된 완성도와, 무서운 전파력으로 무장한 넷플릭스는 캐스팅에 모험을 거는 편이다. 인지도와 관계없이 배역에 어울리면 캐스팅을 주저하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신선한 얼굴을 기용해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배역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의 주연을 맡으며 라이징 스타로 등극한 배우 송강, '무브 투 헤븐'의 배우 탕준상, '반도'의 매력적인 빌런으로 등장해 'D.P.'로 대중적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은 배우 구교환 등이 한국에선 대표적이다.


물론 최근에는 넷플릭스 위상이 올라가며 스타 배우들의 출연도 이어지고 있다. 작품만 터지면 단박에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그럼에도 일부 주연을 제외하고 '신선한 조연'을 기용하며 작품에 활력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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