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는 언제나 다음 문명을 향해 열린다
* 문명을 여는 창
<사유는 언제나 다음 문명을 향해 열린다>
[균열]
사유는 균열을 만든다.
균열은 틈을 만들고
틈은 빛을 들인다.
완전히 닫힌 것에는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완벽하게 정리된 세계,
모든 답이 준비된 시스템,
질문이 필요 없는 구조.
이것들은 효율적이다.
그러나 닫혀 있다.
닫힌 것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사유는 그 닫힌 곳에
균열을 낸다.
균열은 불편하다.
그러나 균열이 없으면
다음이 없다.
[미완의 문명]
문명은 완성되지 않는다.
완성된 문명은 닫힌 문명이다.
닫힌 문명은
더 이상 질문하지 않는다.
질문하지 않는 문명은
굳어진다.
굳어진 것은
시간 앞에서 부서진다.
그래서 살아 있는 문명은
언제나 미완이다.
미완이기 때문에
계속 나아간다.
미완이기 때문에
다음을 향해 열린다.
완성을 향해 달리는 문명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는 문명이
오래 살아남는다.
[열린 구조]
사유가 멈추는 순간
문명은 굳어진다.
사유가 살아 있는 한
문명은 열려 있다.
열린 것은
바람이 통하고
새로운 것이 들어오고
낡은 것이 빠져나간다.
그 순환 속에서
문명은 계속 숨을 쉰다.
<사유는 닫으면 어둡고 열면 빛이 든다.>
그 창을 여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제도가 아니다.
사유하는 인간이다.
[사유는 언제나 다음을 향해 열린다]
사유문명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유는 결론을 향해 가지 않는다.
사유는 언제나 다음 질문을 향해 열린다.
86편을 지나 96편에 도달했지만
이것은 도착이 아니다.
사유가 살아 있는 한
문명을 여는 창은
닫히지 않는다.
또한,
사유의 리듬도 멈추지 않는다.
문명은 언제나
그 창을 통해
다음으로 열린다.
사유는
항상
다음 문명을 향해
열려 있는 구조다.
[부연]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에서
거인을 묶은 줄은 두껍지 않았다.
머리카락 같은 줄이었다.
한 가닥으로는 아무 힘도 없다.
그러나 수천 개가 되자
거인은 움직이지 못했다.
돈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묶는 것은
거대한 금덩어리 하나로 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조금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
조금 더 가져야 한다는 비교,
조금 더 커져야 한다는 욕망.
이것들이 가늘고 보이지 않는 줄을 만들어
조용히 눕힌 자리에 묶어 놓는다.
이런 줄이 수천 개가 되면
사람은 스스로 눕혀진다.
그래서 크기는
언제나 받은 것과 비례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돈이 커질수록 줄이 많아지고,
어떤 사람은
돈이 작을수록 몸이 가벼워진다.
가난한 검투사는
거대한 줄에 묶이지 않는다.
그는 거인이 되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하루 살아남아 내일을 기다리는 존재로 산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인격의 근육은 더 단단해져 있다
줄은 끊는 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줄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눈이 필요한 것이다.
그 눈이 열리는 순간
거인은 이미
다시 일어서기 시작한다.
검투사는 흙먼지를 털고 자신의 자리에 서게 된다.
사유도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서게 된다.
*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고양이 푸가>
* 버트 애퍼몬트
<The Green Hill>
들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