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륜 Mar 03. 2017

착하기만 한 사람도, 마냥 악한 사람도 없는

영화 발레리나

                                                                                                                                           


어릴땐 영화나 책에 대해서도 글을 많이 남겼는데, 뭘 읽었는지 뭘 보았는지는 따로 수첩에 적어놓지만 내용을 기록하지 않으면 나중엔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남겨놓는다.


개봉하기 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인데, 상영시간이 대부분 낮시간인데다가 자막상영도 아니고 거의 다 더빙상영. 결국 미루고 미루다 반차를 낸 오늘에야 볼 수 있었다.

역시나 관객은 나를 빼고 전부 5~10살 사이에 딸을 데리고 온 엄마들. 평일 낮 1시50분 영화다보니 관객도 20명 남짓인데다 나는 일부러 맨 뒷자리에서 봤기때문에 중간쯤 앉은 사람들이 보이질 않아서 혼자 전세낸 기분으로 봤다.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 발레 동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상당히 섬세하게 그려냈다
- 등장인물들은 마냥 선한 사람도, 마냥 악한 사람도 없...
  아 한명 있구나. 라이벌 엄마 한명 빼곤 모두에게서 선과 악이 공존했다
 (악이라기보다는 내 기준 고구마... 답답...이런 캐릭터도 있었다)
- 스토리가 아주 탄탄하지는 않다, 오데뜨 이모가 약간 내취향.
- 첫날부터 토슈즈를 신다니 정말 현실성 없지만 주인공이 연습하는 과정을 보는게 즐거웠다.
- 발레복이 예쁘다. 연습복도 공연복도.
- 기승전'레페토'  그리고 역시나 느껴지는 미국우월주의..?

파리를 배경으로 한 이 애니메이션은 만약 내가 파리덕후였다면 진짜 소오름끼칠정도로 건물과 도로, 에펠탑이 정교하게 그려져있다. 하지만 나는 파리 덕후가 아니고요...파리 가기 싫어서 비행기도 취소한 적 있고요... 이게 만약 런던 배경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잠깐 해보았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장면.

대학땐 언론정보학과 페이퍼 주제로 영화제를 많이 정했어서 영화분석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이제 만사가 귀찮아서 그냥 킬링타임으로 보고말곤 했다. 영화를 보고 뭘 적어야겠다고 생각한게 오랜만이다.

반차를 내고 영화를 보고, 그 기분에 취해 발레 레슨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병원이 복병... 2주쯤 전에 스트레칭 무리해서 하다가 왼쪽 고관절이 조금씩 아팠는데 오늘 유독 심해서 한방병원에 침맞으러 갔는데, 졸지에 엑스레이 찍어보니 경미한 척추측만증에 일자목...ㅠㅠ 확인받고 당분간 침맞고 도수치료 하면서 발레는 잠시 쉬란다.

하지만 나는 쌤한테 바로 일렀지롱!!!! 무리하지않고 계속 할건데~~~ 어쨌든 침은 당분간 꾸준히 맞으러 가야된다. 나도 저 주인공처럼 생전 하지 않던 동작을 갑자기 팍! 해도 전혀 후유증 없이 바로바로 내 실력이 됐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름신 오신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