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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륜 Nov 21. 2023

친정엄마의 필라테스, 허리에서 위기가 찾아오다

온 몸이 성치 않은 60대에게 이 운동은 무리였을까

운동이 거듭될수록 친정엄마의 신체 곳곳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번에 오다리 교정을 하면서 본인 다리의 적나라한 상태를 직면한 엄마는, 마냥 좌절하기보다는 '이 다리가 운동으로 나아질 기미가 보인다니!'라는 희망이 보인 듯했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엄마의 척추에 이미 오래 배겨있던 척추협착은 엄마가 마음껏 허리와 고관절을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지 않았다.




오늘의 레슨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시작해 복근운동이 이어졌다.


복근운동은 명치끝까지 근육을 쥐어짜는 동작들이었는데, 엄마보다 오히려 내가 힘들어한다고 느낄 정도로 엄마는 잘 따라오고 있었다.


물론 강사님이 엄마를 전담 케어 해주었기에 엄마는 본인 능력 이상으로 근육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원래 옆에서 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과의 타협 없이 끝까지 힘을 내게 되어있다.



복근을 쓰는 동작은 윗몸일으키기처럼 누운 자세에서 상체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었데 그땐 엄마 허리의 심각성을 잘 몰랐다.


그런데 예전에 했던 런지동작을 다시 복습하는 과정에서 엄마 허리, 고관절이 앞뒤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걸 새롭게 알았다.



이전에 신체진단을 했을 때에도 엄마는 척추에 곡선이 없고 너무 일자로 평평하다고 했다.


나이 든 어른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 척추협착이다.


허리에 철심을 박는 수술도 생각보다 꽤 많은 어르신들이 하게 된다. 나도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두 분 다 수술을 받으셨다.


친정엄마는 다행히도 수술을 받을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일직선인 굴곡 없는 허리가 운동할 땐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일직선인 척추는 가동범위가 확연히 줄어, 약간의 움직임에도 디스크 증상이 나오거나 허리로 시작해 고관절,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을 건드릴 수 있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고, 뒤로 젖히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보니 일어서고 앉을 때마다 '아고고'하며 앓는 소리도 하게 된다.

 

노년에도 짱짱한 허리를 유지하려면 허리의 근력과 유연성을 모두 훈련시켜야 한다.




엄마는 결국 짐볼 위에 앉아 고관절과 허리의 움직임부터 다시 파악하는 개인훈련에 들어갔다.

짐볼 위에 앉아있는 것부터 코어에 힘이 없어 자꾸 흔들거려 위태로워 보였다.


어깨, 배, 다리에 이어 허리까지  엄마는 어째 성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레슨이 끝나고 나는 조금 울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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