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요리배우기

입사 후 취미생활 첫번째, 쿠킹클래스

by 당륜

그동안에도 영화제다 여행이다 이런저런 취미를 즐겼지만, 직장인이 되고 가장 하고싶었던 것은 '거금이 들더라도 돈 걱정 하지말고 배우고 싶은 것 다 배워보는' 거였다. 회사 내에서의 신분이 안정적으로 바뀌게 되자, 그동안 미뤄왔던 여러 취미생활을 하나씩 해보기 시작했다.


그 중 첫번째가 쿠킹클래스였다.

'요리 잘 하는 여자'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꼭 미래의 남편을 위해 준비하는 요리가 아니라, 혼자라도 '한 끼 식사를 잘 챙겨먹는 사람'은 자신의 삶과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스트레스 받으면 '맛있는 것 먹으러 가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고, 화가 나면 '매운거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고, 우울할 땐 '단거 먹고싶다'는 말을 한다. 먹는다는건 그만큼 중요하다. 비단 몸의 건강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물론, 직장 초년생인 내가 거금을 들여 쿠킹클래스를 신청한 이유가

'여성성'을 강조해 남자친구를 꽉 잡아두고 싶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마침 집 근처(이자 회사와도 멀지않은) 곳에 제2롯데월드가 생겼고, 그곳에는 전면이 유리로 된, 진짜 시설 하나 끝짱나게 좋은 쿠킹스튜디오가 생겼다. 마침 오픈 이벤트로 수강료를 50% 할인했고 (그럼에도 비쌌다) 그 마케팅에 혹해 요리코스와 케이크코스, 두가지를 신청했다.

수업은 내가 원하는 시간을 매번 선택할 수 있었고, 덕분에 회사에 일이 있거나 하는 날을 피해서 비교적 마음 편하게 참석할 수 있었다. 소규모로 진행되기에 과외받는 느낌도 들었지만, 나와 잘 안맞는 사람들과 같은 조가 된다거나 진상이 껴있다거나(설거지 안하고 튀기 등등..) 하면 내 돈 주고 참석한 수업에 내 기분이 나빠지는 정말 두 배로 찝찝한 경험을 하고 오기도 했다.

일본 요리학원의 분점이었기 때문에, 쓰는 식재료나 맛, 심지어 조리도구까지 전부 일본거였다.

그래서 썩 아주 맛있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아 일본에서는 이렇게 해서 먹는구나- 라는 느낌이 더 강한 요리들이었다. 집에서 갖추고 있지 않은 갖가지 향신료와 재료들로 요리할 때에는 좀 아쉽기도 했다. (나중에 쓰겠지만, 이런 이유로 다음부터는 문화센터 쿠킹클래스로 옮겼다)


하지만 아주 기본적인 것. 특히 냄비밥 짓는 방법, 재료 손질법, 버터 등의 재료 보관법, 밀가루 반죽하는 방법 등은 아주 유용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



총 12회의 수업을 나가면서 때로는 포장해서 남자친구와 공원에 나가 먹기도 하고, 때로는 스튜디오 한켠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먹고 오기도 했다. 수업에서 배운 냄비밥으로 도시락을 지어 나들이도 갔다.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60515220120_0_crop.jpeg

매달 바뀌는 요리 메뉴들 덕분에 골라서 배우는 재미도 있었고, 내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나눠먹는 재미를 알게 해주기도 했지만 음식이 그닥 입에 맞지 않기도 했고 돈에 비해서는 좀 배우는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딱 12회가 끝나고 나서는 더이상 연장하지 않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