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 나를 위한 다이빙
초등학생 때 수영을 배웠다.
그때의 나는 겁도 없고, 물이 그냥 재미있는 놀이터 같았다.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었고,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수영은 잊혔다.
나를 위한 취미는 늘 '나중에'였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는 늘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쳤다.
튜브를 챙기고, 수건을 챙기고,
물에 들어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풀장 밖에서 손을 흔들었다.
그때마다 문득,
‘나는 왜 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지?’
라는 생각이 스쳐가곤 했다.
여름이 다가올 때마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겁게 하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졌고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들어가 볼까.”
그건 단순한 물놀이가 아니었다.
아이 키우며 잊고 있었던,
‘내가 뭘 좋아했는지’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조금씩 떠올리는 과정이었다.
처음 수영장을 다시 찾았을 때,
수영복을 입은 내 모습이 낯설었다.
물에 발을 담그는데
괜히 어색하고,
이게 나한테 맞는 일인가 잠시 머뭇거렸다.
그런데, 물에 몸을 맡기고 나서
금세 마음이 고요해졌다.
물속에서는 잡생각이 없다.
식사 걱정도, 아이들 숙제도, 인간관계도 잠깐은 멀어진다.
오로지 '나'만 있다.
그게 좋았다.
내가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조금씩 늘어나는 숨,
조금 더 멀리 가는 팔,
힘이 빠져도 다시 물 위로 떠오르는 몸.
나는 요즘
내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몸도 마음도, 아주 조금씩.
그게 참, 행복하다.
엄마가 된다는 건
내 삶의 중심을 아이에게 내어주는 일이지만
가끔은 그 중심을 살짝, 나에게로 옮겨도 된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물속에서 나는 다시 ‘나’다.
아이 엄마가 아니라,
누구의 아내도 아닌,
그저 나.
어쩌면 수영은,
엄마가 다시 나로 살아보는 연습일지도 모른다.
나를 위해 사는 연습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연습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로 사는 삶도 소중하지만
엄마이기 전에 나였던 그 사람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잊지 말아요.
나를 위한 시간이
당연해지는 세상에서
우리, 함께 웃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