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자신이 하는 일에 얼마나 만족하며 살고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나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과 관련된 회사 중 가장 대우가 좋은 곳을 선택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퇴사 후, 마음속에서 오래 꿈꿔오던 일을 시작했다.
그 일은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고, 덕분에 지금의 두 번째 사업을 가능하게 한 자본과 감각을 다져줬다.
돌아보면 잘했다기보다, 그저 열심히 했던 사람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시절의 노력은 지금에서야 다르게 빛난다.
당시엔 실패처럼 느껴졌던 것들이, 지금은 전혀 다른 형태의 도움으로 돌아온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솔직히 말하자면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하기 싫은 요소들이 너무 많고, 진심으로 피곤하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가장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우고 있다.
그때 알았더라면 훨씬 효율적으로 몇 배는 벌 수 있었겠지만, 결국 모든 경험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사는 건 직선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곡선을 그리며 이어진다.
그리고 그 곡선 위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며칠 전 은행 업무를 보러 갔다.
문제가 생겨 처리하느라 기업 창구에 꽤 오래 앉아 있었는데,
이전에도 여러 번 응대해 주셨던 비슷한 또래의 직원분이 내 직업을 알고 이렇게 물었다.
“지금 하시는 일은 디지털 노마드처럼 가능하신 거죠? 너무 부러워요. 출근 안 해도 되잖아요.”
순간 웃음이 나왔다.
“저는 노마드라기보다 노가다예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직원분이 따라 웃으며 그래도 부럽다고 했다.
그래서 이어서 말했다.
“물론 인터넷만 되면 어디서든 일은 가능하죠.
하지만 그게 아직은 안정적이지 않아서, 국내가 아니면 불편해요.
대리님도 원하신다면 오늘 저녁부터 이쪽 일을 부업으로라도 시작해 보세요.
100만원만 더 벌어도 훨씬 여유로우실 거예요.”
그랬더니 그분이 바로 대답했다.
“그건 힘들어요.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어요.”
그 순간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 이분은 안 하시겠구나.’
예전의 나라면 답답했을 것이다.
‘시도라도 해보지 왜 안 하지?’
그런 마음이 들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그냥 각자의 선택일 뿐이라고.
누군가에게는 ‘안정’이 ‘자유’보다 더 소중할 수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바뀌지 않는 게 행복인 사람’도 있다.
예전엔 사람을 바꾸고 싶었다.
“이렇게 하면 더 나을 수 있는데 왜 안 해요?”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불편해질 때만 바뀐다.
‘나쁘지 않다’는 말은 참 애매한 감정이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상태.
그저 그런 오늘이 쌓이면, 내일도 그대로의 내일이 된다.
현재가 만족스럽다면 바꾸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도 비슷하게 만족스러운 삶이 이어질 테니까.
하지만 현재가 불만족스러운데,
미래의 결과를 만들어낼 오늘의 행동이 뒤따르지 않고 그저 불평만 한다면,
그건 욕심이라는 걸 빨리 깨닫는 게 좋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달라지고 싶다면, 내일을 바꾸고 싶다면
거창한 결심 대신 오늘 저녁의 작은 시도 하나면 충분하다.
책 한 페이지를 읽는 것, 새로운 부업을 검색해 보는 것,
혹은 그저 “나의 삶은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나쁘지 않은 오늘에 머무르면, 내일도 나쁘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그 ‘나쁘지 않음’의 불편함을 놓치지 말자.
거기서부터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