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반란
“너, 중학교 안 다니는 거 어때?”
중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방학, 엄마가 갑자기 물으신다.
잠깐 멈칫한다. 갑자기?
그동안 몇 번 암시가 있었다면 놀라지 않을 텐데.
하지만 우리 엄마라면 충분히 이런 엉뚱한 말을 할 수 있는 분이다.
“에이, 그러다 나 대학 못 가면 어떡해.”
열세 살, 어린 나이지만 ‘대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는 안다. SKY 가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러자 엄마는 담담하게 말한다.
“목표하는 대학이 생기면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해도 늦지 않아.”
내 친구 엄마들은 매일 아이들을 학원으로 몰고 다니는데, 우리 집은 왜 이렇게 다를까?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이상하다.
학교를 안 가는 것에 대한 의구심과 동시에 달콤한 상상이 떠오른다.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엄마랑 여기저기 다니고, 책도 읽고, 영어 공부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겠네.’
두근거림과 떨림이 뒤섞인다.
다시 조심스레 묻는다.
“엄마, 중학교 안 가도 고등학교 갈 수 있어?”
“응, 검정고시 보면 돼. 네가 통과 못 할 일은 없어.”
엄마의 답에 머릿속이 흔들린다.
학교라는 단단한 울타리 밖에도 길이 있다는 사실이, 막막하면서도 묘하게 자유롭게 느껴진다.
불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몰려오지만, 기대감이 그 위를 덮는다.
‘학교 안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머릿속으로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시뮬레이션한다.
책은 얼마나 읽을지, 영어 공부는 어떻게 할지, 엄마랑 어디를 다닐지.
조금 겁나지만, 새로운 삶이 마음을 채운다.
결국 마음속 작은 결심이 싹튼다.
‘학교 안 간다고 큰일 나겠어? 한번 혼자 해보자.
처음으로, 내 선택이 나를 움직인다는 감각이 몸 구석구석 퍼진다.
그리고 아주 작은 혁명이 조용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