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발자국

DAY_44

by 구나공


2015년 여름 인도여행의 첫 도착지였던

레에서 남겨둔 일기를 옮겨왔다.




“I'm a buddist and believe in karma

It wasn't like this before ever

I think people in ladak is losing their sprit.

They think money as the first thing rather than their nature life like before.

I think that it make the weather like this now days,rain..thunderstorm.

It never happened like this.

I hope it will be better again and keep their sprits as they did before.”


결국 누브라도 판공초도 못가게 되었다.

삼일을 내리 내리던 비가 그치질 않다 오늘 아침 잠시 개었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행사를 찾아갔지만 역시나였다.

인도는 우리나라처럼 전날의 피해를 다음날 바로 복구할 수 있는 제도와 인력이 갖춰져 있지 않는데다 이렇게 비가 연달아 내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더 이런 상황에 대책마련이 되어있지 않았다.

여행사에서 일하시던 백발의 늙은 할아버지가 미안하다고 또 못가게 되었다며 요즘의 이런 날씨의 변화가 모두 욕심을 부린 인간의 탓인 것 같다고 하셨다.

판공초나 누브라를 못가게 됐다는 것 보다 할아버지가 해준 저 말이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 할아버지의 표정과 말투에서 진심이 묻어났기에 계속 그 말이 마음에 남아 맴돌았다. 숙소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한참을 생각했다.


아마 이방인이라고는 없던 예전엔 할아버지의 말처럼 그들만의 방식으로 그들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왔었을것이다. 그러다 이 곳에 낯선 발자국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면서 영혼이 담긴 사원들은 돈벌이 수단으로 변했으며 사람들의 얼굴과 대화에는 삶보다는 돈벌이가 더욱 짙어져가버리게 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나조차도 이곳에 들어온 낯선 발자국 중하나가 아니던가.


죄송한 기분이 들었다.


할아버지 뿐 아니라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사람들, 동네 상점의 주인들 모두 하나같이 요즘의 날씨는 이 곳에서 본 적이 없던 날씨라며 혀를 내둘렀다. 진짜 정말 이곳을 지켜주던 그들이 믿는 신의 경고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한 번 알려진 관광지가 된 이상 앞으로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을텐데, 앞으로 여기 있는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그리고 그 선택이 만들어갈 이 곳의 미래는 어떨지 감히 감잡을 수 없지만 애초의 모습까진 아니더라도 이들 만큼은 그들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다면 다시 오고 싶은 레에 못오게 되어도 괜찮을 것만 같다.





그 여행 이후로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지금의 레는 어떤 모습일까..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때 할아버지의 말은 비단 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몇년간 우리가 겪고 있는 수많은 자연재해들과 질병의 발생을 지켜보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을 우리 손으로 망가뜨리고 있는 중인 것만 같아 불안하다. 그저 자연이 우리에게 내어준 그 모습 그대로를 감사히 여기고 소중히 지켜내며 살아갈 수 없는걸까. 무엇이 그토록 인간으로 하여금 자꾸 더, 더, 더, 를 외치게 만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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