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아니였지만 마케터처럼 살아온 나의 시간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스스로 나를 홍보하고, 좋다는 것은 다 알아보고 알려주고, 앞에서 진두지휘하면서
새로운 걸 기획해보고, 만들어보고, 글을 써 보고, 호기심 많게 이것저것 하는 걸 좋아하고
한마디로 '모험심 강한 아이' 였다.
나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엄마는
아무도 이렇지 않았는데, 이 아이는 왜 이럴까를 아주 심각하게 고민해보셨다고
하실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도 많고 모험심도 강해서,
간혹 엄마를 난처하게 만들때도 많았다고 한다.
이를테면 3미터 벽에서 아래 풀숲으로 뛰어내리면 어떨까 하면서 뛰어내리거나,
남자처럼 서서 오줌누면 안되냐며 서서 오줌도 싸보고.....(왜그랬니;;;)
그렇게 자라면서,
내가 하고 싶다고 선생님 찾아가서 면접 보고 학교 방송반 아나운서가 되고
(그때는 선생님이 지목한 애들만 아나운서가 되었었는데, 반발한 나의 도전!)
고등학교 때는 학보사 기자로 그 당시 같은 고등학교 출신의 축구선수 인터뷰도 해보고,
그렇게 호기심을 글이나 말로 풀어내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나는 여전히 학과 내에서도 발표를 필두로 하며,
전공과는 상관 없는 여러가지 활동도 하면서 지냈지만 아무도 내게
'너는 마케터가 되면 잘 어울리겠다' 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인문대 출신의 내게 '마케팅' 이라는 단어는 경영대의 전공과도 같은 부분이라
'외식산업론'을 교양으로 공부하면서 들어본 게 고작이였다.
내가 좋아하는 방향을 세가지로 정해서 그에 따른 부분들만 생각했었다.
나는 얇고 넓은 지식을 가졌다고 친구들 사이에선 이야기 되었지만,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이다. 연결되는 고리들을 모두 놓치고 있었다.
그렇게 들어간 첫 회사는 중소기업의 상생을 도와주는 유관기관 같은 공무원 집단이였다.
거기서 나는 그런 기업들의 소식들을 전하고 기획하는 일종의 '이노베이션'의 일부를 담당하는
카페를 담당해서 영어번역도 해주곤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기획'이라는 것은 알았으니
잘 맞겠다고 생각했지만, 공무원 집단이라는 게 어느정도 '답정(답을 정해두다)' 이기 때문에
내가 새롭게 하는거라곤 미비했다. 더불어 사수라는 여자는 알고보니 그 집단에서도 악독하기로 유명한
'마녀' 였다. 점점 찌들어가면서 힘들어하는 내게 새로운 기회가 왔다.
영어교육컨설팅업체에서의 새로운 컨설턴트직을 권유받게 되었다.
25세답지 않은 노숙함과 완숙미 넘치던 목소리 덕분에 가장 이른 나이의 컨설턴트가 되었고,
내가 좌지우지하는 업무의 범위 덕분에 아주 신나게 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월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 세일즈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소통' 하고 '공감'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던 내게 그 부분은 언제나 딜레마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적당한 승부욕은 꾸준히 근무하게 하였고, 결국 해당 센터의 센터장까지 일하게 되면서
나는 세일즈,마케팅,인사,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다양한 아이디어로 해당 회사의 '마케팅' 팀에서의 근무를 권유받았지만
그 '마케팅'팀의 의견이 실무를 보는 팀장이나 센터장에 비해 약한 것을 알았기에 거절했었고,
어쩌면 내게 온 젊은 시절의 '마케터' 자리는 내가 거절한 셈이 되었다.
그렇게 회사생활을 8년을 하다 퇴사를 하고 나와서 내 사업을 시작했다.
'문화기획' 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기획을 하고, 사람을 모으고, 그 사람들에게 맞는 부분으로
홍보를 하고, 진행을 했다. 때론 새로운 굿즈를 만들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사업을 홍보해주기도 했다.
'마케팅'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보다 본격적으로 그에 대한 글들을 읽으면서
점점 드는 생각이 그랬다.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일련의 과정이 그냥 '마케팅' 이였고, 나는 '마케터' 였다.
나의 퍼스널 브랜드를 그냥 운영해왔던 것이
그 이름으로 사업도 하고, 기획,홍보,진행,대행까지 모든걸 다 하고 있었던 것이다.
꾸준함이 없는 요즘의 브랜드들 사이에서
'나' 라는 사람이 바뀌지는 않으니깐
'도전', '경험', '혁신', '유니크함'
이런 단어들로 설명되는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어 온 나는 이미 '마케팅'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었지만, 이 과정을 어느 한켠에서도 설명할 일이 없다보니
지금에서야 새로운 보직으로의 변경을 통해 입사를 하려고 본다면
내 경력은 '없음' 과 동일해지는 것이였다.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보다 본격적으로 '마케터' 가 되어서
다양한 '브랜드' 의 가치에 대해서 알리는 일을 하기로 더욱 마음을 굳혔다.
지금까지의 나의 돌아온 여정들이라면,
나는 완전히 젊지는 않지만,
(오늘 이 순간이 가장 젊으니깐)
사랑하는 브랜드를 내 일 처럼 하는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말하는 대로 되는 삶을 살았으니 될 거 같다.아무래도 :D )
누군가가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라고 물어온다면
학생의 성향을 여러모로 지켜봐온 사람이 되어서
나는 좀 더 구체적으로 그 사람의 직업을 추천해주고 싶다.
나와 같은 성향을 가져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당신에게 나는 '마케팅'을 권유해본다.
수많은 '마케터' 가 있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그것을 풀어낼 사람이
필요한 세상이니깐.
갇혀있지 않은 사고에 유니크한 매력을 표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마케터가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지금 사랑하는 나의 브랜드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은 앞으로 여기에다가
기록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한 오늘이다.
아, 뭔가 뿌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