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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브홍 Sep 14. 2019

ep.5 지구를 밀어내는 힘

GRF: Ground Reaction Force

     "야구, 농구, 축구, 배구, 골프까지 많은 종목들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Quality 가 있다면 무엇일까?"


    위에 언급된 다섯가지 스포츠 이외에도 두발로 땅에 서서 하는 스포츠라면 한번쯤 고민해 보았을 이번 주제는 바로 GRF: Ground Reaction Force (지면반력) 이다. GRF 는 말 그대로 내가 지면에 힘을 가했을 때, 반대로 지면이 나를 밀어내는 반력을 의미하는데 투수의 피칭, 농구 선수의 점프, 골프의 스윙까지.. 모두 GRF 를 통해 파워를 생성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골프 퍼포먼스 시설로 유명한 TPI 나 미국 미식축구와 농구 프로리그인 NFL / NBA 의 신인 드래프트 Combine 에서는 높이 뛰기 검사가 필수로 포함 되어있는데 그만큼 퍼포먼스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왜 GRF 가 퍼포먼스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지 그리고 훈련 프로그램을 디자인 할 때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소개 하는 기회를 가져볼까 한다.


2019 NFL Combine 에서 Juan Thronhill 선수의 VJT (ABK)


<Understanding GRF>


    GRF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검사 VJT: Vertical Jump Test 를 예로 들어보자. 가장 전통적으로 (Traditional) 행해지는 VJT 는 자연스러운 팔 스윙을 포함한 ABK: Abalakov Jump Test 를 들 수 있는데, 위 사진의 Preparatory 단계에서 빠르게 전신을 끌어 당기며 Elastic 에너지를 저장하는 동작은 중력가속도에 의한 자유낙하 속도를 유지하려는 관성의 정도를 상회하는 근력을 필요로 하며 (Newton's 1st Law), 여기서 만들어지는 속도의 변화는 곧 가속도의 증가, Force (힘) 을 생성하게 된다 (Newton's 2nd Law). 우리가 일정한 힘으로 지면을 밀어낼 때, 같은힘으로 지면은 우리를 밀어내게 되며 이를 GRF: 지면반력이라 부르는 것이다 (Newton's 3rd Law). 이와 같은 GRF 는 Force Plate 와 같은 측정 장비로 직접 정밀하게 측정되는 경우도 있고, Vertec 과 같은 장비를 활용하여 점프의 높이를 측정하기도 한다. GRF 와 관련하여 VJT 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데이터가 높은 신뢰도를 가지기 때문이다 (CV2.4% ~ 6.3%). 하지만 VJ 이외에도 Broad Jump (멀리뛰기), Sinlge Leg Jump (외발뛰기), 그리고 목표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하여 사용하는 Hybrid Jump 등의 검사 및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되었던 것 처럼, 지면에서 행해지는 많은 스포츠의 경우 GRF 가 퍼포먼스를 수치화 하는 것에 있어 중요한 척도로 고려 될 수 있으며, 특히 양 발을 사용하는 많은 스포츠는 공통적으로 해당 관절과 연부조직의 반복적인 사용에 대한 관리와 Compound (다관절) 움직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들이 퍼포먼스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GRF는 여러 측면에서 퍼포먼스를 다루는 전문가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척도를 제공한다. GRF를 수집할 때, 함께 확인이 가능한 대표적인 데이터에는 GCT: Ground Contact Time (Preparatory + Propulsive Phase: 지면에서 보내는 시간) 과 AT: Air Time (Flight Phase: 체공 시간) 이 있는데, GCT 대비 AT 의 비율로 우리는 선수들의 파워 생성의 효율성을 판단하기도 하며, 반복 점프 검사를 진행 할 때는 GCT:AT 비율이 떨어지는 시점에 맞춰 Anaerobic Power 훈련의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Unilateral (외발) 검사를 진행할 경우 양발의 수치를 비교하여 Limb Symmetry Index 나, Hop Symmetry, Elastic Energy Storing 의 수치를 산출해 내기도 한다. 이탈리아의 운동생리학자 Dr. Carmelo Bosco 는 점프와 관련된 여러 연구를 진행하며 Bosco Protocol 을 설계하였는데, 현재도 많은 스포츠 과학자들이 그의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연구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Quantitative Matrices

- Limb Symmetry Index (LSI): (mean leg 1 / mean leg 2) x 100

        * <85%: Red Flagged

- Hop Symmetry: |right - left| / greatest of left or right x 100

        * Should be <5%

- Energy storing: (triple hop – single hop) / (2 x single hop) x 100

        * Should be around 110-130%

        * Should be within 5% side to side

- Elasticity Index: ([CMJ - SJ] / CMJ) x 100

- Upper Limbs Coordination Index: ([ABK - CMJ] / ABK) x 100

- Reactive Strength Index Modified (RSImod): jump height / GCT

        * Jump Height: (AT^2 / 8) x gravitational acceleration



<Speed Development>


    GRF 가 수집되었다면 다음은 체중 (Mass) 와 AT (or 점프의 높이) 를 확인하여 Propulsive 단계에서의 Deficiency (부족한 점) 를 평가하게 된다. Preparatory 와 Propulsive 단계의 가장 큰 차이는 움직임의 방향이 반대로 바뀐다는 것인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같은 체중이라도 체성분에서 더 높은 Lean Muscle Mass (근육량) 를 가지는 경우 Propulsive 단계에서 더 유리할 수 있으며, 순간의 폭발력을 요구하는 스포츠의 경우 파워의 준비가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스포츠에 비해 체성분의 비율을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


    조금 정리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Preparatory 단계는 선수가 최대한의 힘을 지면에 전달 하는 단계로서 실제로 힘을 생성해내는 단계라고 한다면, Propulsive 단계는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는 GRF 의 Magnitude (크기) 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경우 Propulsive 단계에서 찾을 수 있는 Deficiency 는 Slow GCT 를 들 수 있는데 이는 Fast Twitch 근육 개입의 정도와 여러 관절의 조정력 부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인스타그램의 @rehabscience 계정에서 캡쳐


<Technical Progression>


    트레이너의 관점에서 VJ의 테크닉을 이야기하자면, 해당 움직임에 연관된 관절에서 일어나는 토크의 Net Vector (총 벡터) 가 수직 방향을 나타내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두번째 포스팅에서 이야기 했듯이 트레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스포츠는 퍼포먼스에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물론 여러 관절들이 개입 되지만, 우리는 크게 세가지; Ankle, Knee, LPC: Lumbopelvic Complex 를 주로 확인하는데, 조금 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환경 에서는 Trunk 과 Shoulder 역시 확인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선수가 가지는 무게중심이 수직방향으로 점프를 하더라도, 각 관절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회전이 생기고 그에 따른 Tangential Force (접선력) 이 생기는데, 이들이 모두 합쳐진 힘이 결과적으로 수직방향을 나타내는 것이다. 위 사진을 데드리프트와 프런트 스쿼트로 바라본다면, 바벨이 수직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각 관절에서는 상응하는 효율적인 회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다관절에서 움직임에서 특정 관절의 Dominance (의존도) 가 눈에 띄게 발생하는 경우 큰 힘을 발휘하기에 더 좋은 밸런스를 생성 해 내도록 훈련 프로그램을 디자인 할 수 있다.



    역도처럼 선수의 움직임이 Sagittal Plane (시상면) 에서 많은 설명이 가능한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다수의 경우는 Multi Plane (다면) 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는 앞뒤, 좌우, 상하를 나눈 움직임을 고려해야 하는데, 프로그램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자주 선택받는 Progression 모델은 Bilateral -> Unilateral 로 발전시켜가는 과정이다. Bilateral 자세가 시상면의 움직임에 더 강조가 되어 있다면, Unilateral 자세에서는 자연스럽게 Axis (축) 이 생겨 회전이 일어나고 이를 다면 훈련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실제 대부분의 스포츠 특성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뉴질랜드의 도수치료사 Dr. Philip Beach 의 Contractile Field 라는 책에서 언급했던 내용 중, 돌고래가 다른 물고기들에 비해 운동능력과 지능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보통 어류의 경우 좌우로 움직이는 꼬리 지느러미에 의존하여 Frontal Plane (관상면) 에서의 헤엄을 주로 치는 반면, 돌고래의 경우 인간이 접영을 하듯이 시상면에서의 영법을 함께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시상면과 관상면에서의 움직임이 함께 일어나는 경우 몸이 회전을 시작 할 수 있기 때문에 표현력이 상승한다고도 말한다. 인간의 경우 자유자재로 시상면, 관상면, 수평면 세가지 면을 모두 활용하여 움직일 수 있는데 이로부터 우리는 무용이나 스포츠와 같은 Poetry in Motion (움직임의 예술) 을 구현해 낼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TRIUS 프로 야구 캠프에서의 점프 훈련 모습


<Plyometric>


    GRF 를 활용하여 더 높은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는 훈련에는 플라이오메트릭을 빼 놓을 수 없다. 우선 플라이오메트릭 훈련에서의 위험요소를 고려한다면, 무엇보다 Soft Tissue (연부조직) 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라 생각한다. 먼저 연부조직의 경우 근육과 힘줄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근육의 Tone (긴장도) 을 적당한 컨디션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긴장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강도 높은 점프 훈련을 할 때 근육이 파열되거나 힘줄에 가는 부하가 커질 수 있고, 반대로 긴장도가 너무 낮을 경우 내가 원하는 높은 파워를 생성해 낼 수 없다. 아킬레스건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는데 Soleus 나 Gastroc 근육의 긴장도 관리는 아킬레스건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위에서 언급된 발목, 무릎, 고관절등의 관리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여 기준치에 맞는 가동성과 안정성을 보유하는 것 또한 안전하게 플라이오메트릭 훈련을 진행함에 있어 꼭 필요하다.



    플라이오메트릭 훈련은 SSC: Stretch-Shortening Cycle 을 최적화 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빠르게 SSC 가 일어나는 점프, 스프린트 등의 운동이 여기에 포함이 되며 이들의 반복과 Reactive Strength 에 집중하여 훈련을 한다. SSC 가 빠르게 이루어 지는 과정에서 Preparatory 단계가 250ms 보다 빠를 경우 이를 Fast SSC 로 부르는데, 예를 들자면 걷기, 조깅, CMJ 등이 느린 SSC, 스프린트, 방향전환, DJ 등이 빠른 SSC 의 예가 될 수 있다. 빠른 SSC 의 경우 강한 GRF 를 통해 Muscle Spindle (근 방추) 뿐 아니라 Musculotendinous Junction 에 위치한 Golgi Tendon Organ 역시 활성화 되며, 이는 발목의 경우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 또한 늘어남을 의미한다.


    이렇게 위험 부담이 있는 훈련을 왜 할까? 라고 질문할 수 있지만, RSI: Reactive Strength Index 를 보았을 때, 많은 스포츠 퍼포먼스의 척도인 Explosive Strength 와의 높은 상관관계가 많은 연구에 의해 확인이 되었기 때문에, 지금 현대의 퍼포먼스 훈련에서 GRF 의 타당도가 높은 스포츠의 경우 필수로 진행하는 훈련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수십번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은 관절의 가동성, 안정성 그리고 근육의 긴장도의 관리가 이루어 져야만 이러한 훈련도 의미가 극대화 될 수 있음을 꼭 이야기 하고 싶다. 플라이오메트릭 이외에도 고강도의 Isometric (등척성) 훈련이나 Coordination 그리고 기초 근력 훈련 역시 GRF 의 수치를 향상하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며, 한가지의 훈련이 아닌 복수의 방법을 잘 조합하여 훈련하는 것이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OS 에서 준비운동을 하는 미식축구 선수들


<Wrapping up...>


    한참전에 끄적거리다가 완성하지 못한 포스팅을 추석을 기회 삼아 여차저차 마무리를 지은 것 같은데.. 조금 두서없이 글을 마무리 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아직 큰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기에는 필자의 역량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주말이다.


    선수들은 과학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은 그들이 가진 천부적인 재능에 의해서 퍼포먼스를 만들어 내고 팬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환호한다. 여기서 트레이너 or 스포츠 과학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이들의 퍼포먼스를 분석하여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소를 파악하거나 Missing Link 를 찾아내서 이를 보완 해주고, 나아가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더 단단한 기초 체력을 제공함으로서 이들이 가진 엄청난 재능이 더 큰 빛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매일 매일 지구를 밀고 당기며 훈련하고 연습하는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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