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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Oct 24. 2019

“나 자신에게 못되게 굴지 마세요”

내게 가장 혹독한 비평가는 바로 나 자신이다


이른 아침부터 뉴요커는 아니지만 <뉴욕 타임지> 기사를 읽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읽던 중,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 시작부터 독자에게 묻는다.


 ‘내게 가장 혹독한 비평가'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진화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경험을 실제보다 더 과장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부정 편향(negativity bias)라 부른다. 우리는 자신의 성공보다 실패, 실수, 결함 등 부정적인 대상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이 쏟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매디슨 대학의 심리학(및 정신의학과) 교수인 리처드 데이비드슨 소장은 "자기비판이 몸과 마음에 해로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기비판은 부정적이고 반성적인 사고로 이어져 생산성을 저하할 뿐 아니라 우리 몸속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켜 만성 질병과 노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왜 자신에게 가혹할까? 데이비드슨 박사는 인간의 뇌에는 생각과 행동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하는데, 이 때문에 실수를 저질렀을 때 그 실수를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수했다는 사실부터 인지해야 하니까요."


오늘 할 일을 다 끝내지 못하는 등 자신의 기대나 목표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스스로 비난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과 엄연히 다르다. 특히 개인의 안전이나 도덕성 등이 관여된 상황에서는 뇌에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명확하게 하여 해당 경험으로부터 올바른 교훈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데이비드슨 박사는 경험과 행동에 부정적인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불필요한 자기반성의 덫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누군가와 나눴던 어색한 대화를 끊임없이 곱씹거나, 사소한 오타를 낸 것을 잊지 못하고 밤잠을 설친다면 자기비판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것이다.


심리치료 학술지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정류의 자기비판은 우울증, 불안, 약물 남용, 부정적인 자아상 등의 원인이 되고 의욕 및 생성 저하로 이어지는 등, 개인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때때로 실패에 집착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익숙한 경험이 떠올랐다. 오늘 해야 할 일로 정해둔 5개 목표 중, 아직 3개밖에 못 끝냈다고 나 자신을 질책하고 스스로 화를 낼수록 나머지 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드는 상황. 알면서도 나는 어김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사에서는 '자기 자비(self-compassion)'이라 썼다. 자기 자비란 자신의 결함이나 실패를 마주했을 대, 이해심을 바탕으로 관대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목표 달성에 있어 자기비판보다 자기 자비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몇몇 연구를 통해 자기 자비가 동기 부여와 긍정적인 변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지난 2016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자기 자비를 통해 나를 더욱 폭넓게 받아들이고 품을 수 있고, 이는 곧 자기 계발로 이어졌다. 자기 자비에 집중함으로써 후회가 닥치는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었다.


물론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결국 자기 자비의 핵심은 자신의 실수에 집착하여 자기 파괴적인 굴레에 갇히는 상황을 피하는 동시에 자신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바탕으로 실수를 떨쳐내고 생산적인 방법으로 대처하길 권한다.


마음돌봄 연구소(Center for Mindfulness)의 소장이기도 한 매사추세츠 대학교 의과대학의 주드슨 브루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뇌에 나 자신을 바라보고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있습니다.


우리가 반성이나 걱정을 하거나 죄책감을 느낄 때, 혹은 스스로 판단할 때 자기 관계적 사고(self-referential thinking)에 빠지면서 뇌에서 자기 관계적 사고를 담당하는 부위가 활성화됩니다. 시끄러운 머릿속을 정리하고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질 때 해당 뇌 부위가 진정됩니다.


자기 자비를 실천하고 스스로 너그러워지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될까. 아래부터 내용은 기사 원문을 그대로 타이핑했다.




자기 자비를 위한 3단계 실천 전략

첫째,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데 있어 새로운 접근법을 최소한 시도라도 해보겠다는 결심을 하세요. 나 자신을 너무 재단하고 판단하지 않기,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기, 자기 자비 실천하기 등 어떤 방법이어도 좋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최선을 다해 나 자신에게 친절하게 행동하세요. 나를 아껴주는 겁니다.


“스스로 가혹하고 못되게 행동하는 순간 어떤 기분이 드는지 돌아보고, 자신에게 친절하게 행동할 때와 비교하여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픈지를 느껴보는 연습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브루어 박사의 말입니다.


생각과 감정을 인지하고 내려놓는 훈련 중 일상에서 가장 실천하기 쉽고 검증된 방법의 하나가 명상입니다. 마음을 돌보는(mindfulness) 명상을 시도해 보세요. 수많은 판단과 이야기와 추측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호흡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마음 돌봄 명상입니다.


부정적인 자기 대화(self-talk)의 악순환을 끊어버리는 방법의 하나는 에너지를 외적인 활동에 집중함으로써 올바른 관점을 정립하고 자신 이외의 삶의 요소에서도 의미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The Power of Meaning: Crafting a Life That Matters>의 저자 에밀리 에스파니 스미스는 다른 활동을 활발하게 해 보라는 조언을 건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봉사활동을 하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머릿속에서 스스로에 관한 생각을 멈추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의 소리도 점점 줄어들 거예요.”


둘째, 자신에 대한 비판을 마주하면 친절함으로 대응하세요. 내면의 비평가가 “넌 게으르고 쓸모없어”라고 비난할 때 이렇게 맞서 보는 겁니다. “난 최선을 다하고 있어. 세상에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니?” 브루어 박사는 자기 자비를 장기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경우 다음 세 번째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셋째, 자기비판에 갇혔을 때와 자기비판을 내려놓았을 때, 각각 어떤 기분이 드는지 그 차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자 노력하세요. 그래야지만 보상에 의해 작동하는 뇌의 학습 체계를 가동할 수 있어요. 브루어 박사는 우리 뇌에는 안와전두피질이라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는 언제나 “더 크고 좋은 보상(the bigger better offer)”을 갈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와전두피질은 X와 Y를 비교해서 Y가 덜 고통스럽거나 더 많은 기쁨을 주는 선택지일 경우 Y를 선택하도록 학습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실수하고 나서 자신을 호되게 나무라는 대신 심호흡하는 것이 훨씬 더 기분 좋은 대안이겠죠? 네프 박사는 “친구와 대화한다고 생각해 보면 쉬워요. 만약 여러분이 ‘나는 뚱뚱하고 게으르고 직장에서도 실수투성이야’라고 친구에게 말했을 때, 친구가 ‘맞아. 넌 완전 루저야. 그냥 포기해. 왜 살아?’라고 대답한다면 과연 의욕이 생길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스스로 친절해지는 것의 핵심은 바로 ‘친구를 대하듯 자기 자신을 대하라’입니다. 자기 학대를 자기 자비로 대체하려면 습관이 들 때까지 꾸준히 연습해야 하죠. 다음번에 또다시 스스로를 비난하며 죄책감의 굴레에 빠지려는 찰나, 같은 상황에 있는 친구를 나는 어떻게 구하려고 했을까 생각하며 자기 자신에게 그대로 실천하세요.


처음엔 좀 어색하겠지만, 두 번, 세 번, 네 번 연습하고, 또 연습하세요. 그리고 혹시 다섯 번째 시도에서 잠시 삐끗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명심하세요. 여러분은 이미 네 번이나 시도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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