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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Jan 18. 2020

여행의 시작

양가 어머님을 모시고 떠나는 태국 여행

2019년 1월 18일 오전 07시 30분

광주 광천터미널 -> 인천공항


우리는 결혼식 이후 곧장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했다. 나의 빠듯한 일정을 이미 파악한 아내는, 가볍게 웃으며 모든 것을 이해해줬다. 되려 응원으로 내게 힘을 줬다. 그 마음이 예뻐서, 고마워서 그 기운으로 모든 것을 잘 마무리했다.


그렇게 미뤄둔 여행을 이제 시작한다. 애초 우리가 계획 세운 최종 목적지는 포르투갈이었다. 시작은 프랑스로, 중간에는 스페인을 경유해 그곳에 도착하면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맞춰 함께 춤추고 흥얼거리는 상상을 하곤 했다.


우리는 목적지 태국. 방콕과 푸껫을 오갈 예정이다-)


일정이 미뤄지게 되면서, 아내는 내게 새로운 제안을 했다. “양가 어머님을 모시고 가면 어떨까?”하고. 고백하건대 처음 들었을 때는 주춤거렸다. 하지만 깊이 생각을 해보니, 늘 일하고 분주하게 살아오셨던 두 분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그렇게 제안은 현실로 옮겨졌다. 현재 장모님과 우리는 함께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며, 어머니는 창원에서 우리보다 30분 일찍 출발하셨다.


처음 여행을 제안했을 때, 어머니는 “여행은 무슨. 너희들끼리 재미있게 다녀오라.”라고 답하셨다. 지금은 사뭇 다르다. 인터넷으로 우리가 갈 이곳저곳을 살피고 꼼꼼하게 짐을 꾸리셨다. 하긴, 우리 가족은 매년 국내 이곳저곳을 여행 다녔고, 아버지만큼 여행을 사랑하는 분이셨으니까. 그걸 까먹고 있었구나.



우리 장모님은 제안을 전달받자마자 환하게 웃으시며 승낙하셨다. 밝은 소녀 같은 분이라고 하면 실례일까. 부드럽지만 강직하고, 아내가 처음 나와 연애를 시작할 때부터 말했던 “존경하는 엄마”라는 수식어가 딱 들어맞는 분이다. 장인어른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1년 남짓 병간호를 하고 계시지만, 힘든 내색 없이 늘 우리보다 더 밝으셨다.


실은 이번 여행 준비의 100%, 아니 200%는 아내가 계획하고 추진하고 일정을 수립했다. 늘 밤 12시가 꼬박 넘어서야 도착하는 나는 귀가할 때마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호텔 담당자에게 꼼꼼히 묻고 점검하는 그녀를 보며 괜스레 뿌듯했다.



여러 사연을 담아 우리 네 사람은 여행을 시작한다. 빠짐없이 몸과 마음으로 담고, 쓰고 기록해야지. 벌써부터 설렌다. 여행 장소는 태국(방콕 - 푸껫)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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