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에 아이 혼자 캐나다로 조기유학 보낸 이유

by 작가블리스


저는 3학년이었던 큰아이를 캐나다에 유학 보낸 지 7개월이 되었어요. 둘째 아이는 엄마표 영어를 하고 있으니 참 극과 극의 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네요. 제가 아이를 왜 보내게 됐는지 그냥 오늘은 편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자기 주도 강한 아이


유치원을 갓 졸업하고 초등학교를 입학하면 엄마들은 기대 반 설렘 반 이 있어요. 하지만 유치원과 다른 학교 분위기와 뭔가 딱딱한 것 같은 선생님들과 비교되면서 많이들 불안해 하시고 불만도 많이 생기기도 하고 그래요. 유치원처럼 챙겨주길 바라시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다 보니 혹시라도 좀 센 아이가 있어서 내 아이가 괴롭힘 당하면 어쩌지 하고 많이들 좀 예민해 지시기도 하죠.


그리고 '챙겨줘야 할 것도 많다. 하나하나 다 봐줘야 한다.' 그러면서 1학년 되면 엄마가 엄청 바빠진다고 해요. 그런데 막상 초등을 들어가니 제가 들었던 것과는 달리 너무 할 일이 없는 거예요. 저희 큰애는 겁이 많은 둘째와 다르게 좀 많이 독립적이었거든요. 제가 7세 여름방학 때부터 손목에 차는 초등 핸드폰을 채워주고 집 앞에 혼자 편의점 가서 아이스크림 사 오라고 연습 시켰어요.


그럼 평소 아이스크림 먹으면 배 아프다고 잘 안 사주던 엄마가 돈도 주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집에 오면 엄청난 칭찬을 받으니 아이한테는 일석이조였죠. 초등학교 입학 하니까 딱 3일 데려다주고 자기 혼자 가겠다고 해서 그다음부턴 학교를 가본 적이 거의 없어요.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했어요. 나오지 않는 나쁜 엄마로.. ^^;; 친구가 혼자 목욕해봤다는 얘기 듣고 그날로 목욕 혼자 해본다고 해서 칭찬해 주고, 그렇게 하나하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쇼핑몰에서 2학년 때인가?


사람들 많은 복잡한 곳에서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빠가 같이 가주려고 하는데 엄마 아빠가 동생이랑 같은 자리에만 있어주면 자기가 알아서 갔다 오겠다고 해서 또 믿고 보내줬죠. 그렇게 큰아이는 모든 걸 거의 혼자 하고 3학년 때도 새벽에 일어나 숙제도 다 해놓고 (오후에 많이 놀려고..ㅎ) 저를 깨우는, 오히려 반대로 제가 의지하게 될 정도로 자기 주도 강한 아이였어요. 저는 올빼미인데 우리 아이들은 둘 다 새벽형 인간이라서 참안맞긴 합니다. ㅜㅜ


학교에서도 상담 가면 그냥 다 잘해서 할 말이 없으니 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일부러 혼자 놀려는 친구가 아닌 이상, 항상 다 데리고 놀려고 해서 저희 아이를 싫어하는 애가 단 한 명도 없다 하셨어요. 사실 사막에 던져놔도 살 만큼 정말 적응력이랑 사회성은 최고라 생각합니다. 매사 긍정적이고 엄청 밝거든요. 자신감과 자존감도 높고 누가 보던 안 보던 자기 맡은 바를 꾸준히 잘하는 아이였어요. 그냥 경험으로 나간 멘사 보드게임에서도 결승까지 진출했고요. 떨지도 않고 너무재밌하며 한번 나가보더니 매년 나가고 싶다고 했던 아이예요.



엄마 사춘기


그렇게 저희 아이는 1학년을 입학했는데, 다른 아이들은 오래 앉아있기 힘들다. 선생님이 무섭다 등 유치원과 놀이 학교랑 많이 다른 분위기에 아이들이 징징거리면 엄마들도 같이 예민해졌어요. 아이가 1학년이면 엄마도 1학년이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 아이는 너무 잘 다니는 겁니다. 그래서 아.. 얘는 괜찮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다닌 지 3개월쯤에 갑자기 집에 와서 심각하게 "엄마 학교는 왜 다녀야 하는 거야?"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왜? 물어봤더니 " 아니 학교에서 왜 그렇게 오래 앉아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 그러는 겁니다.


사실 전 1학년을 보내면서 신랑에게 학교 보내고 싶지 않다고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신랑을 매일 설득시키고, 왜 학교를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 옛날처럼 주입식으로 공부해서 공부라도 잘하면 다행 이지만, 그렇게 잘한다 하더라도 결국 나중에 다 그런 애들은 대기업에서 만나지 않냐. 왜 그 똑똑한 애들이 왜 아무도 사업가가 되지 못하는 거냐고 막 신랑에게 하소연했어요. 정작 우리나라의 높은 사람들도 일반 학교를 보내지 않지 않냐면서 누가 보면 완전 사춘기 중학생학교 안 가겠다고 반항하는 거랑 같아 보였을 거예요. 시대는 변하는데 변하지 않는 우리나라 교육이 너무 싫었거든요.


솔직히 아이를 키워보니 우리나라 교육이 너무 답답하다는 게 눈에 너무 보인다고 했죠. 제가 큰아이 6살 때부터 2년 정도 초등 방과 후 강사로 일하면서 그 생각이 더 강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는 유학은 생각도 해본 적 없었으니 대안학교, 가정학습 등 많이 알아봤었습니다. 그런데 차라리 아이가 반항 적이어서 학교를 못 가겠다고 난리라도 치면 그 핑계로 그만둘 텐데 저희 아이는 너무 모범생인 데다가 잘 적응하면서 학교생활을 재밌게 다녔어요. 하지만 저도 확실한 계획이 없으니 막상 그만두기가 두려웠던 걸지도 모릅니다.


그래 너니까 보내준다


그렇게 2학년이 됐어요. 어느 날 유학을 보내달라는 겁니다. 잉? 스피킹 위주의 작은 영어학원을 다녔는데 거기가 주재원이나 유학 가기 직전에 잠깐 다니는 아이도 있고 그랬었어요. 너무 어린아이가 그러니 그냥 별생각 없이 무시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또 한 해가 지나 3학년 중순이 되었어요. 유학을 보내주면 안 되냐고 조심스레 물어봅니다. 그래서 왜? 그랬더니 그냥 외국 친구들도 사귀고 싶고 외국 아이들과도 놀고 싶다네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럴래?" 떠봤어요.



그리고 " 엄마는 동생도 너무 어리고 그래서 같이 못 가~" 그랬더니 상관없다고 혼자 가겠답니다. 그리고 혼자 가고 싶답니다. " 한국 음식도 많이 못 먹을 수 있고, 엄청 힘들 거야. " 그랬더니 그것도 상관없데요. 그리고 "외국인 집으로 가게 되면 혹시라도 오해가 생겨서 마음이 맞지 않을 수 있어. 그럼 옮길 수도 있을 거야." 그렇게 겁을 주니 하는 말이 "왜 옮겨요? 내가 맞추면 되잖아요." 그 말에 얘가 진짜구나 싶어서 그날로 당장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러는 동안 계속 아이를 떠봤죠. 겁도 주고 했어요. 그런데 너무 확고한 겁니다. 혼자 갈 수 있다는데 그런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다른 사람들을 더 이상하게 생각한 아이예요. 그래서 보내기로 결정했어요. 모두 주변 에서는 반대했지만 사실 저는 제가 같이 가서 성공적인 유학 생활이 되기 힘들 거라 생각했어요. 제대로 된 곳에만 보내 준다면 충분히 아이가 잘해주리라 생각했고,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엄마인 저는 정작 결정하지 못한 걸 자기 스스로 주도적인 삶을 사려고 하는 그 용기를 꺾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큰아이가 저에게 보내준 신뢰로 충분히 보내줘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캐나다, 미국, 뉴질랜드를 알아보니까 미국으로 가는 게 나을지 캐나다로 가는 게 나을지 엄마가 선택하라고 하는 여유까지 보이며 자기는 어디든 상관없다고 하더라고요.


신랑이 MBA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유학원 대표분이 동기분이었어요.

그래서 그분을 통해 소개받아 갑자기 계획에도 없던 조기유학을, 그것도 아이 혼자 가는 유학을 4개월 만에 후다닥 모든 준비를 끝내고 3학년을 마치고 12월 말에 가족이 모두 나가서 며칠 같이 지내다가 1월에 2학기로 입학시켰어요. 아이는 캐나다로 도착할 때까지 마음이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공항에서 마지막 통화에 자기는 너무 잘 있다고 엄마 아빠도 잘 지내시라는 말에 신랑도 울고 저도 비행기 에서 내내 울었어요.ㅜㅜ 그러면서 신랑이 저렇게 어린애도 열심히 공부하겠다는데 우리도 부끄럽지 않게 더 열심히 살자고 얘기하더라고요. 현재 유학원 캐나다 밴쿠버 지사장 원장님네 집에서 3명의 동갑 친구, 형 누나 등의 다른 학생들과 유학 생활을 하고 있어요.


정말 운명인 건지 그 유학센터 원장님도 사실 본인의 아들도 유학 4학년 때 보내달라고 해서 5학년 때 한국에서 다 접고 캐나다로 가신 거래요. 그런데 10년 만에 자기 아들 같은 아이가 또 있어서 너무 놀랍다고 하셨었어요. 원장님 아들은 성공적인 유학생으로 캐나다 신문에도 나왔었고, 미국 아이비리그도 합격했지만 현재 캐나다에서 최고 대학인 UBC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이자 저희 아들 코디 선생님 이에요. 저희 아이도 이번에 원장님이 쓰신 캐나다 교육신문 칼럼에 얼굴이 실렸어요.


큰아이는 유학간지 두 달 만에 유학센터에서 상을 매달 받기 시작했고, 학교는 다닌 지 2달 됐을 때 성적표가 나왔는데, 2달 가지고는 평가하기가 어려움이 있으니 대부분 평가할 수 없음이라고 보내 주셨는데 저희 아이만 모두 평가를 해서 보내주셨데요. 그리고 그 교육청에 한국 유학생 아이들이 11명 다니는데 교장선생님이 그중에서 가장 크게 성공할 아이가 저희 아이라고 해주셨답니다. 상담 기간이 돼서 아이가 학교 다닌 지 2달 됐을 때 학교를 가보니 학교에서 밝고 사교성도 좋고 열심히 해서 이미 모르는 선생님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고 해요.




유학원 원장님은 심리학과도 나오셨고 캐나다 가서 법대도 전공하시고 우리나라에서 수학. 과학 선생님이셨고 교육 컨설팅을 하고 계셨던 분이세요. 그래서 유학원 초등 아이들에게 수학이랑 과학도 가르쳐주세요. 현지에서도 유학원 지사장님으로 일하시며 컨설팅 교육도 하시고 칼럼도 쓰세요.


그러나 무엇보다 이곳을 선택한 건 300평대 3층 대저택으로 깨끗한 환경원장님 부부 두 분의 인품이 정말 좋으셨고, 한국에서 원장님이 공부를 가르친 여자 3명의 제자들을 같이 데리고 가셨는데 10년째 그곳에서 자라 어느덧 대학생이 되었고, 이제는 저희 아이들을 통솔해주고 가르쳐 주시는 코디 선생님이며, 원장님 아드님과 마찬가지로 현지 초등학교에서 서브 교사로 있다는 거예요~




방과 후 센터에서 가르쳐주시는 분들도 캐나다의 다른 교육청 현지 초등 교사 분들이세요. 저는 현재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원장님과 서로를 믿으며 정말 각별히 잘 지내고 있어요. 원장님이 아이를 너무 예뻐해 주시고 사랑을 주셔서 제가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예요. 아이가 친이모와 우연히 통화했는데 가장 좋은 점과 가장 안 좋은 점을 물어보니 가장 좋은 건 영어고 가장 안 좋은 건 없다 라고 모두를 놀라게 하는 대답을 했답니다.




저희 아이가 지내고 있는 원장님 댁이에요.


이번 코로나로 인해 주변에서 일반 홈스테이로 간 유학생들은 건강이 문제가 아니라 관리상의 문제로 많이 돌아왔는데, 저희 아이는 학교는 현재 가고 있지 않지만 원장님 집에 교실 5개를 만들어 여전히 그곳에서 수업을 충실히 하고 있답니다. 모든 나쁜 운이 우리 아이를 빗겨 나간 것만 같았어요.


아직 한국에서는 4학년인데 그곳에서는 벌써 4학년 졸업식을 얼마 전에 했어요. 아이를 이번 여름방학에 만날 수 없다는 건 정말 슬프지만 부모 없이 스스로 자립했으니 더욱더 훌쩍 성장하고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항상 원장님은 매주 영상과 사진, 한 주 동안 요리한 음식 사진을 찍어 거의 어린이집 키즈노트 수준으로 보내주시고 계세요. 델타교육청에서는 이례적으로 교장선생님께서 졸업연설 영상 찍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이벤트로 보내주시고 졸업장도 보내주셨어요.^^




유학을 보낼 때 대부분 잘못 생각하시는 것들이 하나 있는데요. 단기간에 성공할 목적으로 너무 영어공부에만 초점 둔다는 거예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고요. 처음엔 이곳을 추천받았을 땐 캐나다까지 가서 한국 아이들하고 있으면 영어가 안 늘지 않나 싶어 배제했던 곳이었거든요.


하지만 원장님과 통화하면서 진짜 중요한 건 아이가 얼마나 올바른 환경에서, 바른 생각을 하는 분들과, 맛있는 음식들을 함께 먹으며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는지가 첫 번째라는 거, 그리고 그다음이 공부라는 걸 깨달았죠. 아이는 같은 또래와 형, 누나와 의지하면서 외롭지도 않게 지내고, 서로 더 잘하려고 다들 열심히 한답니다.^^





그리고 이 원장님 댁에는 다른 홈스테이에서 방치되거나 적응 못한 아이들 교육청에서 부탁이 들어와서 오게 된 아이들도 있어요. 다들 정신적으로 이곳에서 만족하고 안정적으로 잘 지내고 있지요. 자식을 나눈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건데 원장님이 너무 존경스러워요. 제가 이곳을 선택하지 않았다거나 제가 같이 갔다면 아마 전 아이를 코로나로 인해 다시 데리고 왔어야 했을 거예요.ㅜㅜ


마지막 남은 자리에 들어갔는데 이런 곳을 배제하고 봤다니 다시 생각해도 아찔해요.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줬고, 이렇게 잘 지내주는 것만으로도 저는 너무 행복한 엄마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왜 유학을 가고 싶었는지 속 얘기를 들어보니, 그 영어학원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웠데요. 자기는 나가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결국 뜻대로 외국에서 공부를 하게 됐네요.^^;;


내 아이를 믿어보세요. 그리고 응원해 주세요.

아이를 믿어주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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