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진짜 무서운 건 확진자 수가 아니다!!

by 작가블리스


우리에게 왔던 거대한 바이러스 코로나가 잠잠해졌었다. 사람들이 마스크 쓰는 것도 해이해지고, 식당이나 커피숍은 사람으로 메어터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인식된 한국은 모두의 부러움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만 같았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일상생활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예전에는 특정지역의 확진자가 정말 심했는데 이제는 서울과 수도권이 더 심해졌고,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당장 8월 30일부터 많은 생활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공포심마저 든다.


불과 2주 전에 부산에 갔을 때만 해도 식당과 커피숍에서 사람들이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와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모습들을 봤는데 현재는 서로 오가는 온라인망에서 온통 확진자 소식과 무시무시한 기사들뿐이다.


다음 주에 자칫 잘못하면 확진자가 2000명으로 늘 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번 코로나가 심했을 때 우리 동네는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었는데 벌써 3명째 확진자 통보를 받고 있다.


코로나가 점점 내 앞으로 좁혀져 오고 있는 기분이 들며 나 또한 상당히 겁이 난다. 전파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와 무증상 환자들로 인해 형체 없는 코로나가 너무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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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로나가 진짜 무서운 이유는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는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현재 나는 분양받은 집으로 이사 와서 살고 있다. 분양 아파트는 입주하면 초반에 AS 문제로 온갖 기사들이 집을 들락날락하게 된다.


2020년 2월이었는데 막 코로나가 우리나라도 심해질 때였다. 하루에 확진자가 지금처럼 몇백 명씩 늘고 있었을 때였다. AS를 미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당장 불편하고 눈에 보이는 것들을 그냥 놔두자니 그게 더 신경 쓰여서 아이와 나는 온갖 무장을 하고 기사분들을 집으로 오시게 했다. 기사님이 나가시면 집을 전체 환기시키고, 소독제로 온 집안을 닦는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계속 이런저런 이유로 기사분들이 오갔고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어느 날 부엌의 장이 문제가 생겨 노부부 두 분이 우리 집을 오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아이에게 부엌 쪽으로 얼씬도 못하게 하고, 고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주머니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이 있었다. 통화를 끝내고 작업시간이 좀 길어지다 보니 아주머니는 멀뚱멀뚱 기사 아저씨를 보고 있는 내게 말을 걸으셨다.


본인 딸 입장에선 부모님이 하시는 일이 하루에도 이집 저집을 순회하며 설치하고, 고치는 일을 하다 보니 엄청 예민하다고 하셨다. 어떤 집에 코로나 보균자가 있는 줄 알고 그렇게 막 다니냐며 당분간 일을 쉬라고 매번 난리를 친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나 역시 아차 싶었다. 누군가에게는 부모이고, 그 자식 입장에선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혹시라도 모를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있는 부모를 걱정하고 있는 건 당연했다.


나 역시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했지만 노부부를 의심 어린 눈으로 쳐다봤고, 노부부 역시 나에겐 표현하지 못했지만 불안한 마음으로 들어오셨을 거다. 코로나가 발생된 이후부터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 모두 서로를 의심한다.


기사에서도 보면 마스크 착용 문제로 폭행까지 이루어진 기사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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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둘째 아이가 줄넘기를 다니다가 처음으로 4학년 형아와 친해져 약속을 잡았는데 그날 아파트 안내방송에서 놀이터를 봉쇄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그래도 만나고 싶다고 서로 놀이터 말고 단지에서 놀자고 얘기하는데 결국 무산됐다.


부모가 만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고 그 형의 부모도 그렇고 서로가 조심하고 싶은 거라 이해 못 할 상황도 아니다. 이제는 친구도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그리고 우리는 캐나다에 있는 큰아이와 여행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자영업자분들의 소통 카페에서는 망연자실한 글들이 수두룩하다. 정말 너무나도 안타깝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게 언제까지일지 모른다는 것이 제일 답답할 노릇이다.


그리고 답답한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보이지 않는 전쟁 같은 이 코로나가 하루빨리 사라지길 바라지만 중앙방역 대책 본부장님이 예전에 발표한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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