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왜 갑자기 통계수치가 이렇게 올라간 거지?
통계상의 제일 인기 글이 '브런치도 아무나 먹는 게 아니던데요'라는 제목의 글이다. 이 글은 작년 11월 브런치북 콘테스트에 낸 '신도시맘, 고군분투 아줌마 사귀기'라는 제목의 브런치북의 첫 글,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글이다.
'오메, 어딘가에 내 브런치북이 소개된 모냥...?'
사실, 거의 잊고 있었다. 물론 작년 브런치북 콘테스트에 글을 제출하면서 어떤 기대가 손톱만큼도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브런치북이 상을 거머쥔다면, 브런치북 콘테스트 심사의 공신력을 나조차도 불신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의 글은 미흡하다. (나도 안다 ^^; 벗, 아임 컨티뉴어스 러닝.)
그리곤 두달여의 시간 때문인지, 나의 일상의 고단함 때문인지, 내게 '브런치북 콘테스트'는 거의 잊혀졌다. 다만, 내가 책 형태의 글모음을 만들기 위해서 3주 정도 집중했던 시간이, 고단하면서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고. 책 제목을 선정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전화로 물어보았었는데, 함께 고민해준 나의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이 남아있다.
나는 브런치북 콘테스트에서 땡- 떨어졌고, 나의 브런치북은 카카오-브런치-서버(Server) 어딘가에 꽂혀 있었다. 그렇게, 나의 브런치북은 독자들에게 읽히지 않았고, 민망하지만 당당하게도 완독자 '0'라는 수치를 나타냈다. (브런치북에는 인사이트 통계라는 기능이 있다)
하아... 아무도 나의 브런치북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지 않는구나. 그래, 뭐... 나도 책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잘 안 읽잖아.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그리고 이건 전자책 형태니까 읽기가 쉽지 않을 거야. 내 글이 재미없어서가 아닐꺼야꺼야꺼야........... 완독에의 고단함과 전자책이라는 형태를 탓하며,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럼에도, 계속 쓰는 것에 대한 자신감은 조금씩 떨어졌고..........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 해 보자며 스스로 위로하기도 했다.
그런데, 완독자의 수치가 조금 올라갔다. 10 이하다. ^^;
누군가가 내 브런치북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었다니!
이 자리를 빌어서 완독자분들께 '감사합니다'라는 말씀 전합니다.
(연락처를 안다면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이라도 쏴 드리고 싶으네요)
어딘지는 나도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다음-카카오-브런치 연계된 어딘가에 내 브런치북이 소개된 것 같다. 그렇게 사람들이 내가 예전에 써 놓았던 글을 읽어주고 있다. 그 글에 '좋아요'와 '댓글'이 달리고 있다. 그래서 나도 나의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내가 첫 글을 써 내려갈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얼마나 지우고 다시 썼는지, 얼마나 글을 덜어냈는지. 그리고 다시 붙였는지. 괜히 A4 용지로 출력해서 읽고 또 읽었는지. 멍해지고 뒤죽박죽 되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아파트를 한 바퀴 두 바퀴 돌았는지. 내가 작년 여름에 써 내려갔던 글을 보니, 내가 가지고 있었던 글쓰기에 대한 '푸른 첫마음'이 상기되었다.
글쓰기.
계속하고 싶지만, 계속할 수 있을까.
그냥 하면 되는데, 괜히 저런 고민을 부여잡고 '안' 하는 나에게, '잘 읽었어요'라는 그 댓글 하나가, 다시 해이해지는 나의 마음을 다잡게 해 준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 사람들과 '만나기' 위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겪은 일을 굳이 써 내려간 이유는 '어머나, 저두요'라고 공감받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의 글이 누군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읽어주고, 들어주고, 가려운 곳 긁어주는 그런 글이라면, 나는 참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