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자의 얼굴에는 빛이 없거든' 발행 후의 일이다
핸드폰 알람이 자주 울린다.
징징- 징징-, 브런치에서 계속해서 알람이 온다.
구독자, 라이킷, 댓글, 조회수.
다음 메인이나, 채널에 이 글이 소개되었나부다.
수요일, 그날 하루는 기분이 어리둥절했다.
내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함께, 더 잘 쓸 걸... 하는 후회되는 마음.
브런치에 글을 발행한 후는 항상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 브런치 편집자든 혹은 알고리즘이든, 나의 글이 다음 메인이나 브런치 채널 등에 소개되길 바라는 마음.
pick me, pick me, pick me up!
- 왠지 부끄러워 숨고 싶은 마음. 조용히... 그러니까 내가 발행한 글이 조용조용히 읽히길 바라는 마음.
가끔은 나의 뇌를 스캐너에 넣고 스캔하면 A4용지 3장 분량의 글이 나오는 것 같아서. 글을 발행하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길 바라면서도 정작 나는 숨고 싶어 졌다.
목요일, 하루 동안 마음이 침잠했다.
사람들에게 막 관심받은 후에 오는, 고요라고 해야 하나...
오늘은 얼마나 구독을 해 주실까. 오늘은 얼마나 라이킷을 해 주실까를 기대하는 내 마음이 너무 쿵쾅거려서 잠시, 핸드폰을 꺼 두었었다.
'내 글'을 좋아요 한 것과, '나'를 좋아요 한 것이 다르고.
오늘은 어제와는 다르게 브런치의 알림이 울리지 않는, 고요한 하루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래서, 오늘은 아주 새로운 새날임을.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그 후에 일어나는 일로 인한 내 감정의 동요마저도, 내가 감당해야 내 몫임을.
김칫국을 1톤 들이마시고. 어제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 여보, 내가 엄청 운이 좋아서 출판사에 투고해서 내 글이 책이 되었다고 치자.
매우 딜을 잘해서 8% 원고료로 계약하면... 그러니까, 13000원 책이면 나에게 1100원 떨어지는데, 그중에서 세금 3.3% 떼면. 대략 나한데 1000원이 돌아오겠지. 그런데, 한 달에 50권도 안 팔리겠지. 많이 팔려서 40권이라고 치면. 난 한 달에 4만원 버는 거야. 그러면 내 연봉은 48만원.............
그래도 오늘도 글 써보겠다고, 컴퓨터 앞에 이렇게 앉았고. 머리를 굴리고 있고. 덕분에 내 우울감은 많이 사라졌고. 요즘 동네 바보처럼 헬렐레 웃고 다녀서 만나는 사람들이
"얼굴 좋아졌네, 뭐 좋은 일 있냐?"
고 물어보기도 하니, 이것만으로도 48만원 이상은 한 듯.
그런데, 너무 좋아하는 것 또한 사람의 마음을 시달리게 하기에.
글쓰기를 하는 것 자체를 좋아는 하지만, 내 삶의 변수에 따라서 내 마음이 흐르게 되기를.
그럼에도, 두려움없이 할 수 있을 때, 그것이 허락될 때. 마음껏 했노라. 하는 내가 되기를.
비장해지지 말자고, 비장하게 말해지는. 이 노무 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