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명한지 알 것 같고, 왜 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겠는 그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드디어 봤다. 그렇게 일 년간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놓았다는 영화다.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어서, 초반에 잠시 흘리듯이 보다가 말았던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다시 본 계기는 별 것 없다. 얼마나 대단한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한 달이 지나도, 두 달이 지나도, 그리고 일 년이 지나도 사그라들지 않는 인기가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재미있길래 그러지? 시리즈물이라면 차라리 이해라도 할 수 있다. 다음편이 나오는 것을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기다리겠지. 하지만 이건 단편 영화다. 한 편의 영화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세계가 뒤집어질 수 있나? 하는 궁금증은 누구나 가졌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서 영화를 틀어보았다. 일단... 라면을 먹는 모습이 굉장히 귀여웠다고 해야겠다. 저 머리스타일 진짜 가능한 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HAN의원의 개그에 빵 터졌고, 길거리 모습이 진짜 한국이라 너무 신기했다. 남산타워 근처에 콘서트장이 있는 건 좀 신기했는데, 저거 진짜 있는 건가? 싶기도 했고. 콘서트장이 엄청 크다고 하면 보통 고척돔을 생각하니까. (나도 고척돔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고척은 저 위치가 분명 아닐텐데.) 뭐 그거야 스토리가 좋으면 언제든 넘어가줄 수 있는 문제다.
스토리는 깔끔하고 간단하다. 그래서 오히려 이해하기가 쉽다. '음악으로 혼문을 열어, 악령들이 인간을 괴롭히지 못하게 막는다' 이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에 모두의 비밀이 섞이고 엉켜 내용을 만든다. '헌트릭스'는 혼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3인조 여성 전사고, 그 중에서도 메인보컬을 맡는 루미는 이 일에 아주 열성이다. 조이와 미라가 쉬고 싶다고 할 때에도 바로 다음 곡을 모두에게 공개하고 콘서트를 잡을 만큼. 하지만 알고 보니 루미에게는 큰 비밀이 있었고, 이 비밀을 감추기 위해 그녀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 뿐이었다.
이 비밀을 알고 다가오는 귀마의 최측근이자, '사자보이즈'의 리더 진우가 있다. 진우에게는 잊고 싶은 과거가 있고, 그 때문에 귀마에게 충성하며 악령들을 이 세계에서 활개치고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한다. 루미는 그런 진우와 아주 천천히 친해진다. 서로가 서로의 비밀을 아는 관계로, 둘은 서로에게 협력하기로 하지만 그 일은 여러 사정으로 인해 엉망이 되고, 루미의 비밀은 모두에게 최악의 형태로 들통난다.
하지만 이 갈등을 봉합하는 것 또한 루미다. 그녀는 노래를 부르며 귀마에게 다가가,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외친다. 그 외침에 조이와 미라 또한 반응한다. 그녀들 또한 자신의 약한 부분을 감추려 했었던 적이 있다. 헌트릭스를 계속 하며 이겨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그랬다. 그녀들은 극적으로 화해하고, 노래로 귀마를 봉인한다. 사실 이 부분은 조금 어렵긴 했다. 나는 루미가 포기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미는 자신이 그 정도에 꺾이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건 아마 끝없이 단련된 그녀의 '마음'이, 결코 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감동적이다.
즐거운 노래와 함께 스토리는 클라이막스로 흘러간다. 맨 처음 들었던 How It's Done 도 좋았지만 Golden 은 정말 화려한 노래였다. takedown은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셋의 마음이 서로 불협화음이 되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서다. 마무리곡인 what it sounds like 는 그래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음악으로도 기승전결이 나뉘는 느낌이 정말 신기했다. 아, 하지만 머릿속에 가장 많이 남았던 건 골든이고, 개인적으로 '이거 아이돌 노래다!'라고 생각했던 건 소다팝이다. 그렇다. 나는 사자보이즈의 팬이 될 것이다.
사자보이즈 각각의 이야기들이 더 나오지 않은 것도 아쉽지만, 정말 깔끔하고 완벽한 마무리였다고 생각한다. 루미의 비밀도, 진우의 일도 이제는 괜찮다. 이겨낼 수 있다. 재화합과 함께하는 노래는 정말 짜릿했다. 물론 나는 your idol 을 정말 좋아하지만, 케데헌의 전체 흐름이 헌트릭스의 ost와 함께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노래가 정말 좋다. 신기할 정도로!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열심히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영화였다. 참 신기하다. 소니(그러니까 일본)에서 제작하고 넷플릭스(그러니까 미국) 자본을 받은 영화가, 어떻게 이렇게 한국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정말 신기하고, 그리고 놀라운 영화였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계속 본다고 너무 놀라지 마시라! 평범하게, 너무 재미있는 것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