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로그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꽤 오래 전이다. 다른 사람들의 브이로그를 보며 즐거움을 얻었던 내가, 그런 즐거움을 남에게 주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첫 번째일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아무 생각 없는 어른이었다. 나, 브이로거가 될 거야! 라는 선언은 황당무계한 발언 1 정도로 넘어가버리는, 그 정도의 무게감이었다. 그래, 내가 진심으로 브이로거를 할 거라는 마음을 먹기 전, 브이로거 관련 첫 번째 기억이다.
두 번째는 디카를 하나 갖게 되어서였다. 오래된 디카다. 카메라 화질보다는 그 감성만이 충만하던. 나는 이 디카를 받자마자 생각했다. 와, 이거 뭔가... 이것저것 하기 좋아 보인다. 그 때도 나는 유튜브를 떠올렸다. 나는 그 때 유튜브가 얼마나 내 삶에 가까이 다가왔는지에 대해 좀 놀랐던 것 같다. 그전까지는 쇼츠도 영상도 잘 보지 않았는데, 최근엔 마치 라디오처럼 유튜브를 틀어놓고, 짬날 때마다 이것저것 검색해서 보고 있었으니까. 디카를 보자마자 유튜브를 떠올린 건 그런 의미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나는 유튜브 브이로거가 되기 위해 마이크를 샀다. 내 오래된 휴대폰 화질로 브이로거를 하기에는 꽤 어렵다는 깨달음을 얻어서였다. 역시 목소리로 승부를 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영상 하나 찍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다. 나는, 대체 뭘 하면 좋을까 유튜브에 브이로거 시작 따위를 열심히 검색해서 보면서, 정작 몸으로 부딪쳐 보려는 노력을 한 적이 없다.
브이로그는 내가 항시 쓰는 글쓰기와는 다르다. 나는 글쓰기를 마치 숨쉬듯이 할 수 있다. 이건 두 단계만 밟으면 된다. 생각하고, 쓰기. 아주 간단하다. 그런데 브이로그는 아주 많은 과정을 필요로 한다. 영상을 준비하고, 찍고, 편집하고, 업로드하는 것. 그 과정 하나하나 어렵지 않은 것이 없다. 준비를 하고 싶지만 동시에 준비하기 힘들어 보인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내 발목을 붙든다. 너, 저렇게 어려운 거 할 수 있겠어?그렇다. 나는 나 자신을 불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나는 브이로거가 되겠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까짓거 한 번 해보죠!" 하는 마음을 먹었다. 미련을 미련으로 남겨두지 말고,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성공과 실패를 염두에 두지 않고, 그냥 마치 글쓰기를 하듯이. 유튜브를 찍어 봐야겠다. 유튜브로 보는 나는 내가 느끼는 나와 얼마나 다를지 궁금하다. 그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유튜브를 시작해 봐야겠다.
첫 시작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분야가 다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미련이 남아 있다면, 계속적으로 떠오른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실패든 성공이든 무슨 상관인가.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수 있다. 시도하지 않으면 0이지만, 시도하는 순간 1이다. 무엇을 곱해도 0이 되는 0과 달리, 1은 무엇을 곱해도 그 값이 나온다. 0과 1의 차이는 이렇게나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