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무기력이 아닌, 무관심

세상 모든 것에서 관심을 잃을 때가 있다

by Scarlet

요즘들어 몸이 무겁다고 생각한다. 글이 늦어진 것도 그렇다. 항상 해야지, 하고 생각을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꼭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이렇게늘어지는 건 보통 우울한 상태이겠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밥도 너무 잘 챙겨 먹고 잠도 꼬박꼬박 잘 자고 있어서 고민이다. 내가 봤을 땐 우울이라기보단 다른 쪽에 가까워 보인다. 오늘은 내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는 모습을 고민하고, 이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어떻게 찾았는지 내 고민에 대한 공유를 해보려 한다.


시작은 아마도 잠이 많아진 것일까. 잠이 많아진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하기 어렵다. 나는원래부터 잠이 굉장히 많은 타입으로, 하루에 여덟 시간은 기본적으로 자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이 많아진 건 그냥.. 평범한 일상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이상하리만치 잠이 늘어나긴 했는데도 신경을 쓰지 않은 게 첫 번째 실수였을까? 하지만 이 문제는 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정말이지, 저는 원래부터 여덟 시간이 기본이고 아홉 시간을 보통으로 잔다고요!


운동이 가기 싫은 것도 일상이었다. 그래, 알고 보면 이 축 처지는 모습은 이미 내 일상을 한가득 파고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운동을 가기 싫어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운동이 너무 가기 싫어서 최근에는 출석체크 하는 재미로 갔던 라인댄스도 자주 빼먹었다. 라인댄스는 진도 따라잡기가 힘들어서 평소에는 그렇게까지 빠지지 않는데, 최근들어서 이상하리만치 가지 않으려 들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뭐야, 평범한 일상이잖아.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과거 내 글이나 제목을 훑어본 사람이라면 알지도 모르지만,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발더스게이트3에서 ANNO1800에 프로스트펑크도 최근에 완료했다. 게임을 좋아하고 즐겨 한다. 내 취미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문명6을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게임을 하는데, 건성으로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자마자 나는 깨달았다. 어, 이거 뭔가 문제 있는 거 같은데? 내가 항상 하고 싶어하고 좋아하는 게임을 하는데 내 기분이 왜 이렇지? 그제서야 나는 내 기분을 되돌아보았다.


되돌아본 내 감정 상태는 이상하리만치 차분했다. 감정의 기복이없는 사람마냥 좋아하는 일도 음 그렇구나, 싫어하는 일도 아 그렇구나, 하고 넘겨 버리고 있었다. 차라리 싫어하는 일에 화라도 냈으면 좋았을까 싶기도 한다. 이상하리만치 감정이 축 처져서, 나로서는 감정을 건져낼 수 없을 것 같았다. 내가 달갑잖은 일을 받든 좋아하는 일을 받든 기분이 이상하게 바닥으로 축축 꺼졌다. 소금에 절인 배추마냥 천천히 젖어가고 말라가는 기분이었다.


이런 때에는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나는 너무 잘 잤고 너무 잘 먹었다. 최근에 이상하리만치 입이 터서 평소보다 더 잘 먹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울증인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나는 평소에 약을 먹고 있고 그와 관련해서 여러 치료를 받고 있으니 우울증 자체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즐거운 것이 없다기엔 최근에 문명6을 다운받았고, 그것 말고도 이런저런 지인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그냥, 그 순간이 아닌 지속적인 즐거움이 없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꽤 특이한 선택을 했다. 바로 대학원에 등록하는 것이다! 지금 대학원에 입학 신청서를 냈고, 곧 면접이 있다. 남들이 보면 좀 미쳤나? 싶을 선택이긴 하다. 내가 이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지금, 어떠한 일에도 의미부여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나의 선택이 가치를 잃고, 나의 행동이 의미를 잃어버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도로를 뚫는 것이었다. 새로운 방향에서 새로운 바람을 맞는 것, 그것이 실패라고 할지라도 새로운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에 대한 안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동시에 나는 브이로그를 찍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작년부터 나는 "브이로거가 될거야!"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정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볼까 한다. 뭐든 시작해 보는 내년을 만들까 한다. 물론, 지속적으로 글은 쓸 것이다. 나는 나의 글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다만 내 글이 주제가 없어서 그런지 항상 글을 쓰면서 길을 잃는다는 느낌이 들어, 내년의 글은 읽은 것과 본 것 위주로 주제를 담아서 쓸 것이다.


올 한 해 내가 꿈꾼 주1회 글쓰기가 꾸준히 지속되어 있어서 나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나가기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글을 쓸지 방향을 뚜렷이 해야 한다는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음 주도 무슨 글을 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나의 고민이 부디 더 나은 나를 위한 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매일매일 내가 쓰는 일기와, 매주마다 내가 올리는 이 글들이 나의 삶을 더 멋진 방향으로 꾸며줄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시도들이 나를 좀 더 활기차고 즐겁게 만들었으면 한다. 모두가 하는 바람을, 나 또한 꿈꾸고 있다.


그렇게, 내 삶에 대한 무관심이 어느 순간 사라져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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