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걸 잊어버리고 있다가 어제 알람이 뜨고서야 깨달았다. 다급히 글을 적으려고 브런치 화면을 켰는데, 그 때 아무것도 적을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순간 망연자실했다. 이건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언제나 쓸 거리가 많다고 생각했다. 할 말이 많다고 생각했다. 텅 빈 화면을 두려워했던 적은 없는데, 문득 그 자신감이 사라지는 그런 날이었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지만, 동시에 내 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는 낮은 편이다. 나는 언제나 내가 생각한 대로 쓰기 때문에, 제멋대로라거나 의식의 흐름이 심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에 그 평가를 납득하지만, 동시에 어쩐지 아쉽기도 하다. 칭찬만 듣고 싶은 건 나의 욕심일까 싶기도 하다. 물론,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하려면 평가를 받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되겠지만. 이상할 정도로 나는 긍정적인 피드백에 집착한다. 내 자신감이란 이토록이나 낮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부지런함이 내 장기라고 생각했는데, 어제의 상황을 통해서 부지런함마저 없어진 지금, 나의 자신감은 이미 없다. 지각이다. 대 지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은 써야 한다. 이건 나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나름의 발버둥이다. 쓸 게 없더라도 글은 써야 한다. 그래서 이번 내 글은 굉장히 이상하고 사변적일 예정이다. 여기까지 글을 읽은 사람들은, 이 사람의 의식의 흐름이란 이런 느낌이구나, 라는 체험도 가능할 것 같다.
최근의 일상은 대학원에 가기로 결심한 전과 후가 크게 차이가 없다. 나는 게으르지만, 동시에 버리는 삶을 살고 있다. 신발을 많이 버려서, 신발이 드디어 여덟 켤레로 줄어들었다. 열 켤레 미만으로 줄어든 것이 드물어서 자랑스럽다. 겨울철 겉옷도 확정되었고, 겨울 옷들도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남길 것은 남겼다. 팔 수 있는 물건들을 이래저래 중고장터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운동은 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일본어를 공부하려고 유튜브에서 일본 유튜브를 찾아서 듣고 있다. 그러다보니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광고가 일본어로 나온다. 일본어 듣기를 위한 것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내 국가와 관련된 혼선이 생긴 것 같다. 이것도 꽤 재미있다. 우리나라 광고와 뭐가 다른지 보는 것도 즐겁다.
밴드에 거의 매일 일기를 올리고 있는데, 요즘 읽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어 기쁘다. 그래서 요즘 내 페이지 방문자는 매일 3명이 되었다. 정말 볼 것 없는, 내 일상 잡기만이 가득한 페이지를 누군가가 본다는 것은 꽤나 설레고 유쾌한 일이다. 내 일기를 보는 사람이 많듯이 내 글을 보는 사람도 있고, 그 글에 반응을 해 주는 사람이 많으니만큼 나도 좀 더 사명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2월이라고 헤이해지면 안 되지!
최근에 삶은 계란을 먹고 체해서 계란에 별로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긴 것이라던가, 우유를 한 팩 샀는데 엄마가 또 우유를 줘서 냉장고에 우유가 가득해진 이야기 같은 소소한 일상 잡기를 이곳에 쓸 수 있어서 기쁘다. 어쩐지 내 일상이 아주 대단해진 것 같다. 이제 운동을 매일 했습니다, 라는 문장만 들어가면 아주 대단해질 것 같다. 그렇다, 여전히 운동으로 스트레스 받는 중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금방 체하거나 몸이 안 좋아져서, 내 삶에 운동은 필수인데 정말 하고 싶지 않아서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