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금발이 너무해!

금발을 대하는 주변인들의 편견이 너무한 영화

by Scarlet

첫 번째 영화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였고, 두 번째 영화는 금발이 너무해다. 이쯤 되면 다들 나의 취향을 깨달을 만하다. 맞다, 나는 굉장한 하이틴 영화 성애자였다. 지금도 여전히 좋아한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 클루리스, 시드니 화이트, 왓어걸원츠, 프린세스 다이어리까지. 섹스 앤 더 시티와 인턴을 더하면 내가 사랑하는 영화 리스트가 완성된다. 이상할 정도로 저런 영화가 좋다. 예쁜 사람들이, 예쁘게 입고 나와서, 예쁘게 행동하는 그런 영화들.


금발이 너무해는 지금 생각하면 바비(Barbie, 2023)의 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영화겠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야말로 Girls can do Anything 을 단호하게 표방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머리 빈 여자라고 생각하는 금발에 꾸미기 좋아하는 소녀, 엘 우즈는 사실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녀는 남자친구를 쫓아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올 정도로 노력파고, 매일 네일과 헤어, 착장을 신경쓸 정도로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사실 보고 있으면 초능력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사람은 누구나 편견을 갖는다. 나의 두꺼운 패딩을 보고 누군가는 추위를 잘 탄다고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패션 감각이 꽝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것처럼 우즈는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멍청할 것이라는 편견을 항상 달고 다닌다. 옷을 파는 사람에서부터 로스쿨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그녀는 그런 편견을 보란듯이 깨나가지만, 거기에 어떠한 특별함은 없다. 그저, 당당하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뿐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엘. 그녀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굽힘 없이 해나간다. 그러면서 그녀 또한 성장한다. 세상의 편견, 자신이 믿은 사랑이 사실 환상이라는 사실, 그리고 자신은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라는 확신! 그 확신을 깨닫는 순간은 정말 멋졌다. 그 순간은 교수가 엘에게 "그런 놈 때문에 인생을 망치면 그건 내가 너를 잘못 본 거지" 라고 말한 순간일 수도 있고, 혹은 증인이 사건일 머리를 감고 있었다는 말을 들은 그 순간일 수도 있다. 그 순간순간, 엘은 성장하고 스스의 위대함을 자각한다.


페미니즘이 이상하게 폄훼되는 요즘, 우리는 과거 하이틴 영화가 얼마나 페미니즘적이었는지 깨달아야 한다. 엘 우즈는 온몸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우리는 금발이기 때문에, 혹은 여자이기 때문에, 예쁘기 때문에, 인기가 없기 때문에, 이혼했기 때문에, 능력이 없기 때문에 포기하면 안 된다. 그 모든 이유를 다 접어 넘기고, 내가 나라는 이유로 가능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유리천장에 저항해야 한다. 스트롬웰 교수, 비비안, 폴렛(네일 샵 직원)이 그러하듯이 연대해야 한다. 이 영화는 여성들의 연대와 저항을 그리고 있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영화도 게이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유쾌하게 풀어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 편견이 지워지지는 않는다. 우리가 좀 더 섬세하게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도 이 영화를 볼 어릴 적에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다시 보니 깨닫는다. 하지만 그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이 영화는 충분히 여러 번 다시 볼 만하다. 엘 우즈의 성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뭐든 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우리는 영화 주인공이 아니다. 우리는 내 삶의 주인공이다. 그러니 세상이 스포트라이트를 내게 비춰주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자. 나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고, 나 자신이 가꿔주지 않으면 내 삶은 주인공처럼 빛나지 않는다. 금발이 너무해는 이 사실을 몇 번이고, 다시 깨닫게 해 주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 있자면, 나도 엘처럼 내 삶을 가꿔야겠다고 생각한다. 아름답게, 건강하게, 씩씩하게, 화려하게.


내 삶을 나 스스로 빛내게 할 준비는,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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