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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arlet Jan 16. 2024

[일상 이야기] 연말, 나를 표현한다는 것

2024년의 결심과 또 다른 이야기

2024년이 이제 한 주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니, 글을 쓰고 싶어졌다.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했다. 아주 긴 글을,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바람을 적기로 했다. 나의 삶을 기록하고, 나의 삶을 거울처럼 바라볼 만한 도구로 글만한 것이 없단 사실을 꽤 최근에 깨달았다. 최근, 내가 쓴 글들을 찬찬히 다시 살펴보았다. 나는 끊임없이 나를 표현하고 싶어 견딜 수 없어 했다. 때로 그 욕망은 영상일 때도 있었고, 목소리일 때도 있었으며 내 공부의 결과물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수많은 과정을 다 거치고 나서야 문득 깨닫는다.


도구가 상관이 있는가?


그렇다. 내가 나를 표현할 수 있다면,  지금 내가 앉은 이 자리에서 당장 해치울 수만 있다면, 그 도구가 무엇이 되었든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유튜브는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목소리는 녹음하여 송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남는 것은 결국, 글 뿐이다. 내 생의 끝에 첫 상장이 글로 받은 것이었듯이.


나의 올해를 돌아다보고, 내년을 고민해보자. 나는 올해, 많은 것에 도전하였으며 많이 실패했다. 꾸준히 운동하던 것은 건강상의 문제에 부딪쳤으며, 미니멀 라이프는 팔리지 않는 물건들에 둘러싸인 나날이 되었다. 아날로그틱한 삶을 염원하였으나, 아날로그와 미니멀 라이프가 양립할 수 없음을 깨달은 한 해이기도 했다. 생각보다 내게 많은 옷이 있음을 깨닫기도 했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한 해였으며 , 하고 싶은 것 중 많은 것을 사서 도전하였고, 일부는 금전적인 문제로 포기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실패했는가? 아니. 나는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몇 개월 간 아주 멋진 삶을 살았다. 팔리지 않는 물건이 있다 한들 팔린 물건도 많으며, 짐을 많이 줄였고, 옷 정리도 꽤 괜찮게 해냈다. 팔리지 않는 것은 나름대로 활용하면 그뿐이고, 팔리면 떠나 보낼 뿐이다. 운동도 오늘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러니 내가 실패했다고 느낀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진짜 실패는 아닌 것이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평가가 꽤 낮은 편이다. 왜냐면 나의 이상은 항상 저 위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정쩡하게 행동하는 나 자신이 눈에 찰 리가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 나는 올해, 생각보다 꽤 괜찮게 살았다. 그리고 내년도 그럴 것이다.


올해보다 내년 계획을 더 열심히 짠 것 같다. 올해 10월부터 내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했다. 올해는 너무나 피곤했다. 이상할 정도로 피곤해서, 9월부터 부지런한 삶을 그만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부터 나는 열심히 살아왔고, 거기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내년에는 나를 표현하는 수단을 글 한 가지로 통일시켜보려 한다. 너무 다양한 수단은 일단 나를 너무 헷갈리게 만들 것 같다. 내 나이를 문득 통감하는 순간이다.


내년은 짐을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건들을 나눔하거나, 혹은 팔 수 있을 것이다. 조금씩 비어가는 공간을 내 마음과 생각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나 자신에게 좀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올해 11월부터 나를 위한 행동을 개시했다. 점을 빼는 일이었다. 고작 그게 뭐라고? 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내겐 나 자신을 꾸미는 것이 가장 귀찮고 거슬리는 일이었다. 얼굴에 바르는 것이 스킨 하나였던 시절도 있었다. (그땐 로션도 끈적끈적해서 싫어했다.) 이제는 스킨 로션 선크림 외에도 이것저것 바르고, 잘 때는 팩도 한다. 그리고 점도 빼고, 내 몸도 더 관리하면 나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멋져질 것이다. 그리고 점점 더 나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조금 아쉬운 이야기를 해 보자면, 요즘은 운동을 해도 체력이 늘기보단 체력이 달린다는 느낌을 먼저 받는다는 것이다. 아쉽긴 하지만, 어쩌겠어,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제 몸이 제 뜻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면 이렇게 연약한 몸을 가질 일도 없었을 테니까. 지금, 힘 닿는 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몸에게 가장 좋은 일일 것이다.


이곳에 나의 생각, 나의 과거,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아주 길게 늘어놓을 것이다. 속에 쌓아놓은 것들을 잔뜩 털어놓을 예정이다. 나의 미니멀 라이프, 나의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생각보다 재미없고, 누군가의 생각보단 꽤 읽을만할 수도 있다. 후자의 사람들이 많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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