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carlett Jang Jul 04. 2022

MZ가 아닌 X세대랍니다.

우리도 꼰대는 싫어요!

나는 어느새 마흔을 훌쩍 넘긴 X세대이다.

성향이 다른 밀레니얼 M세대와 Z세대를 공통분모가 있다는 이유로 MZ세대로 묶었지만,

사실 우리 X세대들이 Z세대와 성향이 잘 맞다.

그 이유는 비록 나는 만혼과 노산으로 아이가 어리지만 대부분의 우리 세대 자녀가 Z세대여서 부모의 성향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도 당시의 고지식한 것들을 강력히 거부하였고

기존 질서를 깨고 새롭게 혁신적인 마인드를 갖는

서태지라는 문화대통령에게 열렬히 환호했으며,

부모를 비롯 어른에게는 공손했지만 부당한 명령과 무조건적인 복종에는 반항심이 있었다.

(다만 우리 세대는 반항심은 가득했으나, 차마 입 밖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요즘 세대들의 마인드를 꽤 이해하는 편이다.

어쩌면 꼰대 소리를 듣기 싫어서 한참 어린 후배들 앞에서 이해하는 척하는 하는(나조차 깨닫지 못할 정도로) 것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직장 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지만 내가 십여 년 전 지금 직장을 입사할 때만 해도 너무 달랐다.

잦은 회식의 필수 참석은 물론이고, 똑같이 입사시험을 치르고 와도 남녀불평등이 존재하였고, 이유 없는 무조건적 보여주기식 야근 또한 강요되었다.


술을 체질상 싫어하고 부당한 명령도 또래에 비해 복종하기 싫어했던 나는 십 년 전에도…

회식을 되도록 빠지고, 술을 거부하고, 기쁨조로서의 여직원 역할을 피하려 했다.

그리고 주어진 업무가 마무리되면 소중한 개인 시간을 갖기 위하여 야근은 구태여 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나의 회사생활은 만만찮았다. 

나름 일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지만 일보다는 다른 것들이 훨씬 중요한 게 회사생활이라 나는 여러모로 힘들었다.




시대가 바뀌고 강산이 변할 만큼 세월이 흐르니 조직의 문화도 많이 유연해졌다.

요즘에 인터넷상 도는 재미있는 일러스트가 많이 있던데 특히 양치기 작가님의 그림이 참 공감되고 인상적이어서 퍼왔다.



십몇년이 지나는 동안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윗세대들의 성향은 여전하다.

(그들은 오로지 상명하복에 충실히 지금껏 살아왔기에 이미 뼈에 습성이 새겨진 듯하다.)


요즘 젊은 직원들이 할 말 다하고, 칼퇴하고, 용건 있다고 회식에 빠지면..

“ 젊은 직원이 참 똑 부러지네. ” 라며 쿨한 척을 하고,

내가 그렇게 말하면 정색을 하며

“너까지 왜 그러냐”는 반응이다.


“전 이제 어린아이까지 있어서 육아시간도 필요한데요?”

그러면 자기네들은 둘, 셋도 다 일하면서 키웠다고

(여자들의 적은 여자가 맞는지 여자 상사들이 더욱 이해 못 해주는 현실이 씁쓸하다.)

우리 땐 회사에서 시키는 데로 다 복종하면서도 다 알아서 잘 키웠다고 나보고 황당하다고 헛소리를 해댄다.


당신들은.

신입사원이고 젊을 때 낳아서 업무량도 적고 몸도 팔팔했나 보죠.

게다가 우리와 다르게 양가 부모님이 근처에 사셔서 도움받고 맞벌이를 했겠죠.

둘과 셋만 힘들고 하나는 안 힘든가요? 형제 없이 혼자 있어서 우리 딸은 늘 외로워하거든요.


여전히 육아와 직장생활의 병행은 내게 쉽지 않다.

(실로 매우 힘든 편이다..)

비슷한 또래임에도 오히려 꼰대처럼 구는 그들 역시 늦게 시작한 직장생활과 결혼, 육아에서 오히려 가정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이해가 안 되나 보다.


비록 Z세대의 당당한 태도만큼 할말을 다 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속앓이를 하고 악몽도 자주 꾸지만,

애초에 그들과 너무 다른데 이해를 바란 것 자체가 잘못된 접근이었다.

그냥 그들만의 꼰대스러운 행동을 무시하는 수밖에.


직장에서의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내 인생에서 중요한 건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시간들이니까.


Mind your own business!!!








작가의 이전글 할로윈데이의 악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