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불운이 나에게만은 오지 않을 거라 믿는다.
여느 때보다 이른 출근길.
늘 달리던 고속도로 2차선을 달리고 있었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음악을 들으며 지친 출근길을 억지로 기분전환시키며 운전 중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1차선에서 차가 주행방향이 아닌 정확히 가로로 들이닥쳤다.
아마도 어딘가에 부딪혀서 내 차 앞으로 던져진 모양새처럼.
나는 놀랄 새도 없이 브레이크를 밟은 채 부딪혔고 엄청난 가속과 충돌로 뱅글뱅글 돌다가 1차선의 벽난간을 부딪히고 멈췄다.
차는 완전히 찌그러졌다.
차 안에서 날아간 폰을 더듬더듬 찾았다. 여전히 울리는 블루투스 배경음악에 폰이 부서지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폰을 들고 차밖으로 절뚝거리며 나와보니, 내차는 다 찌그러진 채 온갖 파편이 사방에 튀어있었고,
내 뒤로 1차선에 정체된 수많은 차들과 2차선을 지나며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다.
마치 여자가 어쩌다 운전해서 저리 사고가 났냐는 눈빛도..
고속도로라서 잠시뒤 경찰차, 119 응급차, 레커차가 왔다.
전복된 상대차주이자 이 사고의 주범도 응급실로 실려가고 나도 119에 실려 병원에 왔다.
예상대로 100% 상대편의 잘못이었지만,
큰 외상이 없는 대신 여기저기 온몸이 아픈 내 상태와 연식이 오래된 차라 폐차되니 중고차값에 못 미치는 차값이었다.
이렇게 아무 잘못 없는 교통사고는 오로지 피해자만이 진정으로 피해만 입는다.
차를 구매할 생각이 없었던 우리에겐 하루아침에 휴지처럼 구겨진 폐차와 중고차값도 안 되는 아주 적은 금액만 남았다.
나는 밤마다 돌진하는 차의 장면과 회전하는 내차의 모습에 깜짝 놀라 깨고,
여전히 아픈 데가 많은데 교통사고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아무 이유 없이 어느 날 이런 재앙을 겪게 되다니..
TV에서 보던 이런 사고는 나에게는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그런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생은 무섭고 잔인했다.
그렇지만 사고 사진과 현장을 본 사람들이 모두 말한다.
“천운이네요. 그만하길 다행이에요”
“조상이 도운 거네요”
“정말 행운이네요. 그렇게 큰 사고에도 이 정도로만 다치고 크게 안 다친 게.”
그렇겠지.
그렇게 믿고 싶다.
달라질 것이 없기에.
앞으로의 불운을 미리 좀 몰아 쓴 거라고.
앞으로는 좋은 일들이 가득할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