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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마담 안젤라 Aug 02. 2021

뼛속까지 시원한 향은 없나?

더위를 피해 떠날 수 없다면 향으로 더위를 이겨보는 법 _  페퍼민트


 여름 하늘, 여름 산, 여름 냄새 20210728

파란 하늘, 부드러운 바람, 유난히 깨끗한 공기. 

요즘 여름. 정말 그림처럼 예쁘다. 


그러나.

해도 해도 너무 덥다.


집 안에서, 차 안에서 보면 감탄을 자아내는 이 풍경들도 사진 한 번 더 예쁘게 찍어보자고 밖에 나서면 정말 '숨 막히는' 요즘이다.  


유난히 숲향을 좋아하기도 하고, 숲에서 나는 다양한 향들을 구별해 내는 것도 너무 즐거워하는지라 뜨겁게 더워도, 추적추적 비가 와도, 손발이 얼마큼 추워도 서울숲, 남산, 응봉산 등 숲이 있는 곳으로 산책을 자주 나가지만 요즘은.


해도 해도 너무 덥다. 


하필 뜨거운 오후에 밖을 나섰다. 나무 그늘을 따라 그나마 선선하게 산책을 해도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끈적끈적하다. 금세 시원한 곳으로 피하자 해도 주차해 놓은 차는 황토찜질방처럼 뜨겁다. 차 없이 바로 택시를 탄 날은 그나마 낫다. 뼈가 시릴 정도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은 차를 만날 때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웬걸! 복숭아 향이 난다. (어피치 미안)



손님들을 위해 차량용 디퓨져를 신경 써서 해 놓으신 기사님께는 죄송하지만, 봄날 살랑살랑 내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든 소녀 같은 복숭아 향이라 할지라도 땀이 채 식지도 않은 지금 코 앞을 치는 듯한 즙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달큼한 지금 이 복숭아 향은 내 몸이 더 끈적끈적해지는 기분이다. 마치 황도가 되는 기분이랄까. 덥지만 창문을 잠시만 열고 주섬주섬 손 소독 젤을 꺼내 알코올 냄새로 공간의 향을 중화시켜 본다. 


 최강 무더위, 이럴 땐 쿨링감의 대표주자 페퍼민트 향이 간절하다.
하물며 페퍼민트 향은 각성의 역할을 하니 기사님 안전 운전에도 좋을 듯하다. 




여기서 잠깐! 페퍼민트(Peppermint)에 대해 알아볼까요?


흔히 '박하'라고도 불리는 이 풀은 꿀풀과, 박하 속의 학명: Mentha × piperita이다. 

(이것이 뭣이 중한디. 그래도 이름 정도 바로 알고 가면 좋잖아요!)
허브과의 이 풀은 대체로 수증기 증류법으로 에센셜 오일이 추출되어 아로마테라피 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페퍼민트의 주성분을 이루는 L-Menthol은 쿨링감을 주는 제품들에 대부분 포함되어있는 케미컬이기도 하다. (파스, 샴푸, 바디샤워, 비누 등등 알게 모르게 꽤 많이.)


나는 아무래도 단연 향으로 많이 접하는 편인데 집에서 키우면서 잎을 만져 향을 맡기도 하고 간혹 수확하여 생잎 차를 즐기기도 한다. 그리고 에센셜 오일 10ml 정도는 구비하여 오래 서있거나 걸은 날엔 따뜻한 물에 한 두 방울 떨어뜨려 족욕을 하거나, 심신 안정하며 정신을 집중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화장솜에 한 방울 떨어뜨려 책상 위에 두고 일을 하곤 한다. (바로 오늘처럼 더운 날에 일을 해야 할 때는 더더욱!)

 



요즘 사용하는 페퍼민트 에센셜 오일. RASAYANEE (필자와 관계없어요. 정말 순수하게 공유합니다.)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실내는 못지않게 후끈하다. 재빨리 찬물로 샤워를 해야지 싶어 욕실로 들어갔다. 아! 욕실 안을 보니 민트향 치약과 멘톨 비누가 있다. 


좌: 플라본 가루치약 민트 / 우: 크렘 씨글라스 멘톨비누 3단계



양치질을 하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 뜨거움인지 차가움 일지 극강의 서늘함이 꼭 에어컨을 켜 놓은 줄 알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페퍼민트의 주성분은 멘톨인데 멘톨은 피부에 닿았을 때 최강의 쿨링감을 선사한다. 
어서 에어컨을 켜고 페퍼민트 잎을 수확하여 냉 페퍼민트 차를 준비한다. 


페퍼민트 잎을 물에 씻어 80도씨 되는 물에 진하게 우려낸 후 얼음을 가득 부은 컵에 따라서 마시기만 하면 된다. 손으로 민트를 땄으니 손 내음도 맡고 우려낸 차 향도 맡는다. (향은 신선한 민트향, 맛은 살짝 의외로 달콤한 민트 맛이다. ) 위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집에서 기르고 있는 허브 중 페퍼민트 잎은 따서 차로 마시면 위까지 양치질을 하는 기분이라 너무 좋다.



코로나 시국으로 여름휴가를 집에서 보내는 중, 오로지 더위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향 선택을 해 보았지만 뭐니 뭐니 해서 3일 이상 냉장고에 있던 맥주만 한 게 없다. 


듣기만 해도 시원한 악뮤의 '낙하'를 플레이하고, 

겔랑의 Herba Fresca 향수를 입고, 

목이 타들어가는 듯한 시원한 탄산감을 밀어 넣고서야 이게 휴가지 싶다.

 


믿어 날 눈 딱 감고 낙하 

초토화된 곳이든

뜨거운 불구덩이든

말했잖아 언젠가 그런 날에 

나는 널 떠나지 않겠다고


-낙하, 악뮤 中 일부-




그래도.

해도 해도 너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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