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에세이 #1
오늘은 날이 25도까지 오른다고 하네요. 내일은 비바람이 몰아치며 9도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벚꽃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어 한 시간 시차를 쓰고 친구와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원체 봄의 날씨는 변덕스럽다는 걸 알지만서도 '조금만 날씨가 좋았으면..'하고 매 년 아쉬운 마음은 듭니다.
근데 그렇다고 오늘은 날씨가 대체 왜 이러는지, 미세먼지는 왜 이리 많은지, 아니 내일은 왜 또 갑자기 비가 오는지 이유를 세세히 뜯어보며 하루 종일 골몰히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맞춰 살 뿐이죠. 물론 계획했던 일이 있었는데 날씨가 안 따라주면 원망은 하겠지만요.
기분도 그렇습니다. 어떻게 매일 맑을 수 있을까요? 사람이 365일 내내 행복하고 들떠있으면 '조증'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기본적으로 살짝은 우울한 존재니까요. 오늘은 좀 가라앉을 수도 있고, 내일은 또 어제보단 괜찮을 수도 있고, 그다음 날은 기쁠 수도 있는 게 기분인데 저는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분도 날씨처럼 흘러가는 대로 놔두려고 합니다. 대체 내 기분이 왜 이런지, 뭐가 문제인지 분석한다고 기분이 나아진 적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생각을 하느라 해야 할 일도 못하고 우울에 잠식당한 적이 오히려 많죠.
그래서 '아 오늘은 좀 우울한 날이구나' 인정하고 머물다가도록 기다려줍니다. '아니, 나는 우울하면 안 돼, 나는 행복해야 해!!!' 하며 안 하던 짓을 하거나, 사람들 사이에 섞여 행복한 척 발버둥 친다고 기분은 나아지지 않더랍니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데 '아니 오늘은 맑은 날이야!!' 하며 우산도 안 쓰고 거리를 뛰어다니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아무리 외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비가 오는 날 쯤은 집에서 쉬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