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게 다 애틋해진다

만화영화 주제곡을 듣다가

by 정 호

동요는 희망으로 가득 찬 가사에 발랄한 멜로디를 버무려 아이들에게 즐거움과 기쁨, 희망찬 내일을 상상하도록 돕는다. 네이버 어학사전에서는 동요란,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노래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만화영화의 주제곡 또한 동요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80년대~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는 어린 시절 TV에서 방영해주던 만화 영화나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를 빌려보며 자란 세대에 속한다. 당시엔 스마트폰은 고사하고 컴퓨터조차 가정에 보급되지 않은 시대였기에 비디오 테이프와 TV에서 방영하는 만화, 그리고 TV에 연결해서 게임을 하는 당시 말로는 "겜보이"라고 칭해지는 콘솔 게임 정도가 어린아이들의 놀이 문화의 전부인 시절이었다.


여느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음악을 들으며 출퇴근을 하는 날이 많다. 그러던 어느 날 8~90년대 만화영화 주제곡 모음이라는 유튜브 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떠올랐다.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어주는 만화의 장면들과 주제곡의 멜로디가 떠오르며 나도 모르게 그 영상을 클릭하게 되었다.


십이간지를 외울 수 있게 도와주었던 똘기 떵이~라는 가사로 노래가 시작하는 꾸러기 수비대를 비롯하여 배경음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도록 심장에 펌핑을 넣어주는 그랑죠 같은 로봇 만화들...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뛰어놀다가도 만화영화가 방영하는 시간이면 우르르르 각자의 집으로 뛰어들어 갔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잠시 어린 시절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었던 추억의 노래들을 기쁘게 듣다가, 어느 순간 눈과 목이 울컥하는 느낌에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단순히 어린 시절 향수에 젖어 그런 것이 아니었다. 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어느 순간 내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 같아서, 아이에게 간절히 전하는 부모의 마음 같은 것이 느껴져서 그랬던 모양이다.


잠을 자거라~ 마음을 놓고
꿈을 꾸어라~ 아름다운 꿈을
조용히 조용히 잠이 들거라
달리다 지친 천사들이여
잠에서 깨어나면 정글에 왕자


만화 정글북의 주제가이다. 어느 포인트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아이의 평안을 바라고 꿈을 지켜주고 싶은 부모의 바람 같은 것이 느껴졌던 모양인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애틋한 지독지정이 느껴져 그렇게 뭉클할 수가 없었다.


라디오스타에 가수 정인이 나와 자신이 만든 자장가를 자녀에게 불러주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때의 노래 가사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너를 지켜줄게, 편안히 잠을 이루렴,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거라, 부모가 되는 것이란 그런 것일까. 자식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애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