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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과학과 인간의 의지에 희망을 걸다

by 정 호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책의 제목은 다름 아닌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입에서 나온 "우리는 결국 답을 찾을 것이다"라는 대사에 "지구를 위한"이라는 과학자적 사명감을 덧입혀 완성된 듯이 보인다.


지구가 온실효과와 태양빛으로 인해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지구온난화는 사기극이라는 일부 과학자들과 회의주의자들의 의견을 반박하기 위해 각종 데이터를 통해 지구가 실제로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으며 그것의 근거들과 구체적인 계산법들까지 소개하며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궁금해했던 사람들의 갈증을 채워주고 있다. 태초에 지구가 생겨난 순간부터 현재까지의 변화 과정을 현대 과학이 발견해낸 사실에 근거하여 쉽게(공식을 통해 계산하는 부분을 제외한다면) 설명하고 있다.


과학적 지식이 전무한 일반인의 입장에서 "지구온난화"라는 단어에 어린 시절부터 노출되어 오다 보니 현재의 지구가, 지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뜨거웠던 것처럼 인식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지금보다 평균 기온이 훨씬 더 높았던 시절도 있었다는 사실이 새로웠으며 지구가 뜨거워지고 차가워지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과 그 과정이 일어나도록 작용하는 원인들의 관계성이 흥미로웠다.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여러 가지 원인이 등장하지만 그것들 중 가장 쉽게 머릿속에 들어온 내용은 화석연료의 사용과 축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비료, 그리고 소의 방귀(?)였다.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눈부신 발전과 번영을 거듭해왔다. 그로 인해 수많은 혜택을 누리며 편리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 때문에 지구가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임을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발전을 거듭할수록 GDP는 늘어나고 먹고살만해지니 인구는 증가하고 인구가 증가하니 사용해야 하는 화석연료와 식량의 수요가 증가하는 악순환 속에서 질소비료,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온실효과를 발생시키는 원인들 역시 폭증하게 되고, 개발을 위해 훼손되는 초록의 열대우림은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잃어버리면서 동시에 온도를 높이는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악당으로 변모해가는 이런 모든 과정들 속에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 인간의 탓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토 협정과 파리 협정, 기후와 환경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두 번의 세계적 합의를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앞장서 파기했다는 사실에서, 결국 자본주의 논리 앞에서 환경에 대한 우려조차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이런 대중서와 과학자들의 대중 강연을 통해 기후와 환경에 대한 우려가 일반 대중에게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비단 과학자들의 강연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을 통해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몸소 체감한다. 올해는 많이 덥지 않았지만 최근 5년을 돌아보면 이전에 비해 에어컨 없이 잠들기 어려운 날이 많아졌다는 것을 이미 체감하고 있으며 예전엔 보기 힘든 이상 기후 역시 심심치 않게 포착되고 있다.


저자는 환경을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으로 육식을 덜하는 것과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것으로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에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의 설명에 의하면 온실효과를 증폭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인데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생산하는 가장 큰 이유들로 인구의 증가, GDP의 증가,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것, 탄소의 생산을 꼽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인구증가, GDP 증가는 국가와 기업의 끝없이 확장되며 움직여 나가는 경제원리에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결과이기 때문에 사실상 줄이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것과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실생활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찾아내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해결방안일 테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각자의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봉착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분명 존재할 테다. 다만 이런 책이나 강연 등을 통해 대중의 머릿속에 기후와 환경 문제가 우리의 삶과 괴리된 채 멀리 떨어져 있는 일이 아니라, 당장 내일이라도 우리 눈앞에 벌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의식의 전환은 다소 더딜지라도 언젠가 행동의 전환을 가져올 테니 말이다. 책의 제목처럼 우리가 결국 답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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