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흩날리던 감정의 끝자락에 잠시 멈춰 서서
항상 시작은 맑고 투명했다.
한 치 흐림도 없이 고요하고 맑은 마음.
그런 마음 위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번져나갔다.
나는 그 맑음을 흐리지 않기 위해
쉼 없이 손발을 저었다.
정체되지 않으려 애쓰고,
의욕이라는 노를 힘껏 저으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러나 지나친 의욕은
오히려 고요했던 마음을 휘저어
내 안에 불필요한 이물질을 남겼고,
탁해진 감정에 지쳐 나는 결국 손을 멈추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천천히,
아주 조용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작은 회복을 품고 있었다.
어지러웠던 감정은 아래로 가라앉고
남은 것들은 조금씩 맑아졌다.
나는 이제 안다.
다시 격렬히 흔드는 대신
침전물을 걷어내는 일이 먼저라는 것을.
눈앞이 뿌옇고 마음이 뒤엉킬 땐
가만히 멈춰 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무작정 앞만 보지 말고 잠깐의 정지, 되돌아봄,
그리고 과감한 비움.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나를 다잡는 순서이자 자세다.
오늘도 나는 내 안에 쌓여 있던
침전물들을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걷어낸다.
비가 막 그친 오후처럼
맑아진 마음으로 다시,
나아가기 위해.
◈ 오늘의 향 추천 – 주제: 비가 멎은 오후
▼ 추천 향기:
올리바넘 (Olibanum)
▼ 추천 이유:
올리바넘은 깊고 은은한 고요를 품은 향입니다.
마치 비가 그친 직후,
촉촉한 공기 속에서 퍼지는 정적처럼
이 향은 마음을 천천히 맑히고 정리합니다.
흩날리던 감정이 가라앉고,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다잡는 그 순간
올리바넘은 그 시간과 정확히 닮아 있습니다.
혼란 뒤의 명료함, 침전 뒤의 투명함,
그 사이에 머무는 내면의 호흡 같은 향.
지금 이 순간,
다시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건
격렬함이 아니라, 조용한 정돈입니다.
◈ 오늘의 질문
당신의 감정을 맑게 정화시켜 준 '멈춤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다시 나아가기 위해, 지금 걷어내야 할 마음의 침전물은 무엇인가요?
월·수·금 아침 8시,
세 편의 이야기를 한 병의 향수처럼 당신께 전합니다.